전북 부안에서 진도 4.8의 지진이 발생한 12일 행정안전부 간부가 여당 특위에 불려왔다가 되돌아가는 촌극을 빚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를 독식하자 국민의힘이 무더기 특위를 가동하며 맞서다 벌어진 일이다.
국민의힘 재난안전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부터 국회 의원회관에서 북한 오물 풍선 피해 지원과 여름철 재난 대응을 위한 당정협의회를 개최했다. 재난안전특위는 민주당 주도의 22대 국회 상임위 운영에 반발한 국민의힘이 대응 성격으로 구성한 15개 특위 중 한 곳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지진을 느꼈다는 196건의 유감 신고와 창문 균열 2건이 있었다"며 "다만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부안 지진 피해상황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는 박형배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 자연재난실 자연재난대응국장도 참석했다.
이에 특위 위원장인 이만희 의원은 "(지진 피해 관련) 중앙대책본부가 구성돼 본부장은 가셨고, 국장은 안 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박 국장은 머뭇대다가 "제가 사실 담당 국장"이라고 말했다. 답변을 들은 이 의원은 "빨리 (대응현장으로) 가라"고 재촉했고, 박 국장은 곧장 국회를 떠났다.
앞서 기상청은 부안군 남남서쪽 4km 지역에서 이날 오전 8시 26분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규모 3.1 지진을 포함해 오후 2시까지 15차례 여진이 발생했다. 규모 4.8은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최대 규모다. 행안부는 지진 발생 직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