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권 국립 의과대학 유치를 놓고 동부권(순천)과 서부권(목포)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후보 대학에 대한 지역 국회의원의 무리한 자료요구가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목포대 등에 따르면 김문수(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목포대에 '최근 10년간 전남도 의과대학 신설 관련 용역 최종보고서 사본과 평가결과서 및 활용결과 보고서 사본' 등 다수의 자료를 요구했다. 목포대 관계자는 "자료를 제출키로 했다"면서도 "목포대가 오랫동안 연구하고 준비하는 자료들이 일반에 노출될까 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국회 교육위에 소속돼 있는 김 의원이 목포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글로컬 대학' 유치 관련 자료까지 요구한 점은 논란이다. 글로컬 대학 선정을 볼모로 국립 의과대를 순천대에 유치하기 위해 목포대를 압박하는 행위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김 의원 측은 목포대와 순천대 양측에 자료를 요구했고 특정 대학을 압박하는 취지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치인이 오히려 지역 간 갈등을 부추기는 부적절한 활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도는 7월 중 정부에 추천할 대학 선정을 위해, 공모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지만 양측의 감정의 골이 격화되면서 제대로 공모가 이뤄질지 미지수다. 전남도는 갈등 봉합을 위해 순천대에 간담회 개최를 제안했지만 순천대 측은 '전남도가 목포대로 국립의대를 사실상 내정한 상태에서 전남도가 주도하는 공모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목포대는 공모에 참여할 예정이다. 서동욱 전남도의회 의장은 최근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현 정부 임기 내 전남 의대 신설이라는 더 큰 목표를 반드시 이루는 것"이라며 "지역과 대학 모두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진솔한 소통을 통해 합의점을 찾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