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법안 처리 기간을 단축하거나 국회가 시행령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법안 통과의 최종 관문인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등 상임위 장악에 이어 입법 독주를 위한 수순을 차곡차곡 밟는 모양새다.
1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민주당 정책위의장인 진성준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기간 단축이다. 현행법에서는 패스트트랙 지정 안건에 대해 해당 상임위에서 180일 이내에 심사를 마치고 법사위에 회부된다. 법사위는 회부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체계·자구 심사를 마치고 본회의에 부의하도록 돼 있다. 본회의 부의 뒤 60일 이내에 자동 상정될 수 있기 때문에 최장 330일 걸린다. 진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서는 상임위 심사 기간을 60일로, 법사위 심사기간을 15일로 단축했다. 본회의 숙려기간도 삭제해 부의 이후 처음으로 개의되는 본회의에 바로 상정되도록 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는 쟁점법안도 최단 75일 만에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여야 간사 협의 없이 국회 상임위를 열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제출됐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여야 간 의사일정과 개회 일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도 해당 상임위원장이 국회의장에 중간보고 후 의사일정과 개회 일시를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부의 시행령 개정에 대한 국회 통제를 강화하는 법안도 나왔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시행령 입법예고안을 국회 소관 상임위에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한편 상임위에서 수정이나 변경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행령 수정·변경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민 의원은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및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검찰 직접수사권 확대 등 행정 입법이 상위 법률의 취지를 왜곡하거나 위임 범위를 넘어서는 사례가 많다"면서 "시행령 개정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정부가 국회 입법권을 무력화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