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어려운 부분 있으세요?"...'고객가치 혁신'으로 불황 넘는 LG에너지솔루션

입력
2024.06.13 08:00
"고객가치 활동으로 캐즘 시기 넘겠다"
'고객가치혁신 전담팀'이 다양한 혁신 사례 발굴


섬 지역에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이트를 만들려 하는데 배터리 반입과 보관이 어려워요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최근 고객으로부터 이런 문의가 들어오자 담당 부서가 직접 나서 문제 해결을 도왔다. 담당 직원은 배터리 제품 종류에 따라 에너지 용량, 창고 면적, 최대 보관 개수 등을 면밀히 따져 정확한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했다. LG엔솔 관계자는 "해당 업체와 현장 내 최적의 창고도 담당자들이 직접 찾아 배터리를 보관할 수 있게 제안하며 도왔다"고 말했다.

LG엔솔이 전기차 시장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시기에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고객가치 활동을 강화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각오를 12일 밝혔다. 김동명 사장은 최근 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가치를 향한 기본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회사 측이 이날 전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돌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차별적 고객가치'를 꺼냈다.

우선 LG엔솔은 '고객가치혁신 전담팀'을 꾸려 다양한 혁신 사례를 발굴하고 포상하고 있다. 고객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관련 규정을 찾아 공유하기도 했고 급하게 샘플 증량을 요청한 고객사에는 선제적으로 샘플을 제공해 빠른 차량 테스트가 가능하게 한 사례도 있었다고 LG엔솔은 설명했다. 특히 올해 인터배터리 어워즈에서 종합 대상을 받은 미드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는 지난해 고객가치 혁신 우수 사례로 뽑혔던 것을 제품으로 만든 것이라고 이 회사는 덧붙였다.



전기차·IT 기기 업종의 빠른 변화 맞춰 고객가치 혁신


LG엔솔은 또 고객가치의 필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교육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2023에는 폴란드법인을 찾아 교육하기도 했다. 구성원의 인식 수준을 점검하고 개선하기 위해 '고객가치 실행력 자가 점검 제도'도 올해부터 신설했다.

이 밖에도 LG엔솔은 임직원 누구나 고객의 불편과 제안사항을 등록할 수 있는 사내 시스템을 2020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4월에는 시스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사내 행사를 열고 퀴즈, 경품 추첨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LG엔솔 관계자는 "기업 간 거래(B2B) 특성상 고객의 불만이나 어려움이 즉각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 설문과 관리가 필요하다"며 "주요 고객인 전기차, 정보기술(IT) 기기 업종의 빠른 성장과 트렌드 변화 속도에 맞추기 위해 이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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