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난기류를 만나 비상착륙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사상자를 냈던 싱가포르항공이 피해 보상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사고가 발생한 지 20여 일 만이다.
1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항공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SQ321편에 탑승해 충격적인 경험을 한 모든 승객에게 깊이 사과한다”며 “10일 승객들에게 보상안을 보냈다”는 글을 게시했다.
항공사는 가벼운 부상을 입은 승객에게는 보상금 1만 달러(약 1,380만 원)를 제안했다. 더 심각하게 다친 승객의 경우 건강이 회복되면 각자 상황에 맞게 개별적으로 보상금을 협의할 예정이다. 장기 치료와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중상자에게는 2만5,000달러(약 3,440만 원)를 먼저 지급한다. 이는 최종 보상금에 포함된다. 영국인 사망자(73)에 대한 보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또 사고기에 탑승한 모든 승객에게 항공료 전액을 환불할 예정이다. 승객들은 유럽연합(EU)과 영국 규정에 따라 비행 지연 보상금도 받게 된다. 항공사는 “지난 3주간 부상자 치료비를 지원해 왔고, 부상자 가족이 여객기가 비상착륙한 태국 방콕으로 가기를 원할 경우 항공편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방콕에서 싱가포르로 출국하는 승객들에게는 1,000싱가포르달러(약 102만 원)가 지급됐다.
런던발 싱가포르행 SQ321편 여객기는 지난달 21일 미얀마 상공에서 극심한 난기류를 만나 기체가 급강하했고 태국 방콕에 비상 착륙했다. 이 사고로 승객 1명이 사망하고 다수 부상자가 발생했다. 방콕 병원에 입원한 부상자는 85명이다. 상당수는 두개골과 뇌, 척추를 다쳤다. 경미한 부상으로 치료받은 인원까지 포함하면 부상자는 100명이 넘는다. 사고 여객기에는 승객 211명과 승무원 18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싱가포르 교통부는 지난달 29일 예비조사 보고서를 내고 “급격한 중력가속도 변화로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탑승자들이 공중으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급강하 당시 고도 변화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4.6초에 불과한 짧은 시간에 기체가 솟구쳤다 떨어지며 피해 규모가 커진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