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저격했던 의협 회장 "교도소 위험 무릅쓸 만큼 중요한 환자 없다"

입력
2024.06.11 14:43
"환자에게 항구토제 쓰지 마라"
의사 과실치상 판결에 연일 공격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의사들을 향해 "교도소 갈 만큼 위험을 무릅쓸 중요한 환자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의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판사에 대해 "제 정신이냐"며 비난한 데 이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임 회장은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앞으로 병·의원에 오는 모든 구토 환자에게 어떤 약도 쓰지 말라"고 적었다. 그는 "당신이 교도소에 갈 만큼 위험을 무릅쓸 중요한 환자는 없다"면서 "(환자들에게) 매우 드물게 부작용이 있는 맥페란, 온단세트론 등 모든 항구토제를 절대 쓰지 마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창원지법 형사3-2부(부장 윤민)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60대 의사 A씨에게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는 판결에 반발하고 있다. A씨는 2021년 경남 거제시의 한 의원에서 80대 환자 B씨의 구토 등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맥페란 주사액을 투여했다가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A씨가 파킨슨병을 앓는 환자의 병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투약해 부작용을 일으켰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8일 과거 언론과 인터뷰한 담당 판사의 사진을 올리며 원색 비난했다. 그는 "환자 치료한 의사한테 결과가 나쁘다고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요? 창원지법 판사 '윤민'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고 적었다. 이어 "이 여자(윤 판사)와 가족이 병·의원에 올 때 병 종류에 무관하게 의사 양심이 아니라 반드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 규정'에 맞게 치료해달라"고 공격했다.

창원지법은 10일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 유감을 표했다. 법원은 "모 협회장이 SNS를 이용해 형사 판결을 한 법관의 사진을 올리고 인신공격성 글을 올렸다"며 "이는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사법부 독립과 재판에 대한 국민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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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