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산책을 기념하게 위해 중국이 랴오닝성 다롄시에 만들었던 '발자국 동판'이 최근 제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중국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다롄 외곽에 위치한 휴양지인 방추이다오 해변 도로에 있었던 이른바 '김정은·시진핑 발자국 동판'이 현재 사라진 상태다. 새로 콘크리트를 덮어씌워 발자국을 지운 것으로 구체적으로 언제 이 같은 조치가 취해졌는지는 불분명하다. 한국 정부도 동판이 제거된 사실을 최근에야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발자국 동판은 2018년 5월 8일 김정은 위원장의 다롄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됐다. 김 위원장은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6월 12일)을 앞두고 중국을 방문, 다롄에서 시 주석과 북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때 두 정상은 방추이다오 해변을 나란히 산책하며 담소를 나눴는데, 동판은 두 정상의 족적을 본떠 만들어졌다.
아울러 방추이다오 해변 인근 식당의 '7호각 전시실'도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북한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추이다오를 찾았을 당시 모습을 담은 사진이 전시돼 있던 곳이다.
북중 양국은 코로나19 사태로 막혔던 고위급 교류를 올해 재개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기점으로 급격히 강화된 북러 관계에 비해 북중 관계 진전 속도는 더디다는 평가가 많다. 북중 관계 회복이 북·중·러 3각 협력 강화 움직임으로 읽힐 수 있다는 중국 측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양국은 중국 내 북한 노동자 파견 문제 등을 두고 '물밑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동판을 덮어버린 것도 "예전과 달리 불편해진 양국관계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오는 10월 양국은 수교 75주년을 맞는다. 북중 정상회담 개최 등을 통해 올해 하반기 급격히 관계 회복 흐름을 탈 것이란 전망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