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더위 탓에 '여름 불청객' 모기도 일찍 찾아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31일까지 모기에 물려 감염된 말라리아 환자는 모두 100명인데 이 중 지난달에만 66명이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지난 5개월간 경기 61명, 서울 14명, 인천 10명 등 85%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국내에서 말라리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6∼8월 여름철로, 매년 연간 전체 환자의 60%가량이 이때 발생한다.
모기로 감염되는 병은 일본뇌염·말라리아·뎅기열·지카바이러스·황열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뎅기열·지카바이러스·황열 등은 유행 국가를 여행할 때 감염되고 국내 감염 사례는 없다.
일본뇌염은 국민예방접종에 포함돼 감염자가 연간 10~40건에 불과하다. 하지만 말라리아는 매년 5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한다. 말라리아 감염은 인천ㆍ경기ㆍ강원 등 비무장지대(DMZ)를 접한 북부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국내 발병 말라리아는 주로 삼일열 말라리아나 사일열 말라리아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삼일열 원충에 감염된 얼룩날개모기류 암컷에 의해 전파된다. 말라리아의 주증상인 발열ㆍ오한ㆍ두통ㆍ근육통ㆍ오심(구역)ㆍ구토ㆍ설사 등이 48~72시간 주기로 반복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잠복기는 짧게는 7~20일이지만 길게는 6~12개월인데, 드물지만 중증 말라리아로 악화하기에 말라리아가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 검사ㆍ치료를 받아야 한다. 말라리아는 예방백신이 아직 없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말라리아 매개 모기는 주로 밤 10시 이후부터 새벽까지 활동하므로 여름철 밤에는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가능하면 긴소매 옷을 입고 모기 기피제 등을 뿌리는 것도 좋다. 모기 기피제와 살충제를 사용할 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모기 기피제로는 △디에틸톨루아미드(DEET·곤충이 싫어하는 냄새를 만들어 곤충을 쫓는 성분으로 플라스틱 같은 섬유에 닿으면 손상되므로 텐트나 옷 등에는 뿌리지 말아야 한다) △이카리딘(후추 관련 식물로 개발한 것으로, 해충이 인체에서 발산하는 냄새를 맡는 걸 차단하는 원리인데, DEET보다 냄새와 피부 자극이 적고, 독성도 낮아 최근 많이 쓰인다) △에틸부틸아세틸아미노프로피오네이트(IR3535) △레몬 유칼립투스유 △시트로넬라 오일·정향유 등이다.
윤지현 건국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 말라리아 환자가 줄고 있지만 여전히 매년 300여 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말라리아 위험 지역을 다닐 때에는 예방 수칙을 지키고 예방 약도 먹는 게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