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함 전력이 중국에 비해 규모는 물론 연식에서도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선 한국, 일본 해군과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조언도 뒤따랐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5일(현지 시간) 공개된 '최신 중국 해군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빠른 속도로 군함 전력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해군력은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군함(군수 지원함 등 비전투함 제외)은 234척으로, 미 해군(219척) 군함 규모를 이미 앞서고 있다.
화력에서도 중국 해군은 미국을 무서운 기세로 따라잡고 있다. 현대 해상전의 핵심 전력인 수직발사시스템(VLS·함대공 또는 함대함 미사일 발사대)만 따져도 미국 보유량은 2004년 중국의 222배에 달했다. 반면 현재는 미국은 9,900기, 중국이 4,200기 등 약 2배 차로 좁혀졌다.
구축함의 경우 미 해군 보유 수량은 73척, 중국은 42척이었다. 여전히 미국이 우세하다. 다만 중국의 추격 속도가 놀랍다. 중국의 2003년 구축함 보유량은 20척에 불과했다. 20년 만에 무려 22척을 늘린 것으로, 이런 속도라면 수년 내 중국 해군 규모가 미국을 압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소는 양국 전투함의 연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현재 중국 해군이 운용 중인 군함 중 약 70%가 2010년 이후 진수된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 기간 진수된 미 해군 군함 비율은 25%에 그쳤다. 중국 조선업 규모가 미국의 약 230배라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중국 해군에는 신형 군함이 속속 배치되고 있지만 미 해군력은 상대적으로 노후한 전력에 머물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미 해군은 한국, 일본의 조선 경쟁력을 빌려야 한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 세계 선박 건조 점유율 26%와 14%를 각각 차지한 한국·일본의 건조·유지·보수 능력을 빌리지 않는다면 중국에 따라잡힐 것이라는 얘기다. 미 해군은 2025년 시범 사업으로 외국 조선소에 함정 수리를 맡길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국 조선소가 소화하지 못해 밀린 선박 유지·보수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잠수함 능력에선 미국이 여전히 중국을 압도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미국은 66척의 핵추진잠수함을 운용하고 있고, 중국은 5분의 1 수준인 12척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미국 잠수함 전체에 VLS 1,168기가 탑재된 반면, 중국은 현재까지 VLS 탑재 잠수함을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연구소는 "미 해군은 중국보다 훨씬 많은 전투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도 "미 해군 쇠퇴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면 바다에서 중국에 처음으로 패배하는 상황에 직면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