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프랑스를 국빈 방문했다. 올해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대결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일정을 통해 자신의 강점인 '서방 동맹 지도자' 이미지를 과시하고자 했다. 또 양국은 갈등 대신 최대한 단결된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했다.
프랑스 르몽드, 미국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8, 9일 이틀간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을 수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8일 파리 개선문, 샹젤리제 거리에서 진행된 환영식에서는 프랑스군 전투기 퍼레이드 등이 진행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개선문 아래 무명 용사의 묘 앞에 헌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정상회담, 국빈 만찬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빈 방문을 비롯,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6일) 참석 등을 위해 5일부터 프랑스에 머물렀다. 미국 대통령이 닷새나 해외에 머무는 건 이례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미국과 유럽의 단결'을 보여주고자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은 미국의 속국이 아니다" 등 거친 표현을 동원하며 유럽 자강론을 펼쳐 온 지도자라는 점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한목소리를 내는 모습은 그 자체로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가 여전히 굳건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독립전쟁 당시 프랑스가 지원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프랑스는 우리의 첫 번째 친구였고 지금도 최고의 친구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내 미국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유럽의 우려를 겨냥한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의해) 유럽이 위협받는 일이 일어나도록 미국은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 지원' '이란에 대한 압력 강화' 등도 약속했다.
미국과의 단결은 마크롱 대통령에게도 필요했다. 유럽연합(EU) 향후 5년 체질을 좌우할 유럽의회 선거(6~9일)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유럽이 미국과의 화합을 통해 경제·안보적 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빈 만찬에서 "뭉치면 서고, 흩어지면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대(對)중국 무역 전략 △서방 국가 내 러시아 동결 자산 활용 방안 등 양국 간 이견이 있는 분야를 대외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공동성명 발표 후 기자들의 질의응답도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