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대구도시철도 1호선 연장구간 개통을 앞두고 홍준표 대구시장이 안심~경산 하양 연장 구간의 역명 단순화를 지시하면서 경북 경산시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산시가 역명을 단순화할 경우 그동안 신설 역사 이름의 부당성을 주장해온 시민사회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았다는 지적을, 단순화를 거부할 경우 개선의지가 실종됐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10일 대구시에 따르면 홍 시장은 지난 7일 열린 산하기관장 회의에서 "1호선 안심~하양 연장 구간에 신설된 역명이 너무 길어 혼란이 많다"며 "시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경산시와 긴밀히 협의해 역명을 단순화하라"고 대구교통공사에 지시했다. 연장구간은 올 9월 상업시운전을 거쳐 12월쯤 정식 개통하지만 경산시가 이미 역명을 정한 터라 간판도 이미 역에 설치됐다.
역명이 부적합하다는 지적은 지난해부터 끊이지 않았다. 신설 역명은 대구한의대병원역, 부호경일대호산대역, 하양대구가톨릭대역 3개로, 이중 대구한의대병원역을 제외하고 경산시가 정한 2개 역명에 대해서는 "역 이름이 암호같다", "역명을 외우기 힘들어 부를 수 없다"는 지적이 쇄도했다.
특히 경산시 하양읍 부호리 일원의 '부호경일대호산대'역은 행정구역상 하양읍 아래 '부호리'의 명칭과 대학명 2개가 겹쳤고, '하양대구가톨릭대역'은 하양읍 명칭과 대구란 이름이 들어간 대학명이 합쳐지면서 통일성을 잃고 있다. 대가대 지번이 하양읍 금락리 산 35인 것을 감안하면 '금락대구가톨릭대역'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이들 2개 역명은 모두 8자로 되어 있어 역이 개통하면 현재 대구도시철도 1~3호선 92개 역명 중 가장 긴 3호선의 '수성구민운동장'역 7자보다 긴 이름으로 기록된다.
대구교통공사는 지난해에도 경산시에 역명 단순화를 건의했으나 거부당한 전력이 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현행 1, 2호선 열차 내 행선안내시스템 화면에 '이번역' 뒤에 7자까지 안내할 수 있는데, 8자가 되면 글자를 빼거나,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시민의 혼선을 막기 위해 경산시와 다시 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산시 시정조정위는 지난해 회의 대 역당 3배수 추천된 이름 안에 간결한 명칭을 배제하고 인근 대학 이름을 넣은 역 명칭을 고집하면서 정작 경산시 진량읍에 있는 대구대는 빼 형평성 논란을 낳기도 했다.
경산시는 역명 선정을 위해 주민의견부터 수렴했고, 하양읍 이장협의회의 추천도 받아서 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총 10명의 공무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탓에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여전히 대안으로는 '부호(경일대·호산대)', '금락(대구가톨릭대·대구대)'처럼 역명을 간결하고 정하고 필요한 명칭을 병기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산 하양의 한 주민은 "경산 사람이 봐도 역이름이 이상하다"며 "아직 개통 전이니 간결하게 바꾸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