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인 것 같은데 고수의 향기가 난다.", "청아하면서 우아하다.", "짧은 시간이지만 행복했어요."
전남 신안 자은도 바닷가에서 펼쳐진 '피아노섬 깜짝 버스킹' 영상(1분)이 27일 조회수 637만 회를 돌파, 신안군 관련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영상은 문화체육관광부 '2023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를 맞아 신안군이 자은도 백길해변을 배경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을 몰래카메라 형식에 담아 지난해 10월 제작했다. 한때 중산층의 상징으로 각광을 받았으나 저출산, 층간소음 여파로 가정에서 사라지고 있는 피아노가 지역축제의 명물이 되고 있다.
신안군은 자은도를 '피아노의 섬'으로 브랜딩하고 있다. 군은 프랑스 파리 인근 작은마을 르투케파리플라주의 자연을 배경으로 한 피아노 페스티벌 '레 피아노 폴리에'에서 힌트를 얻어 지난 4월 '피아노의 섬 축제'를 열었다.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임동창이 총감독을 맡아 104대의 피아노를 통한 자작곡 '아름다운 피아노 섬, 자은도' 연주를 시작으로, 바이엘·찬송가·클래식 곡을 104명의 정상급 피아니스트와 협연했다. 이 축제는 지난해 4만여 명, 올해는 1만6,000여 명이 다녀가는 등 성황을 이뤘다.
28일부터 사흘간 강진군 강진읍 보은산 일원에서 '물, 숲, 여름 속으로'라는 주제로 열리는 제2회 강진수국길축제서도 피아노를 활용한 이벤트가 축제의 백미다. '물 위의 피아노'라는 이벤트로 수국 꽃길을 따라 임시 인도교가 만들어져 있고 인도교 끝에 하얀 그랜드피아노가 놓여져 있다. 축제 관람객들이 놓치고 지나쳐서는 안 될 포인트라고 군은 설명했다.
지난달 24일 경기 포천시 국립수목원에서도 수목원 개관 25주년을 맞아 피아노를 전나무 숲길에 놓고 연주하는 '작은 숲속 음악회'가 열려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이 음악회를 관람했던 김미자(72)씨는 “평소 자주 다니는 수목원이지만 피아노 선율이 주는 감동은 한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