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로 한반도 안보 악화 우려"

입력
2024.06.07 21:10
외무부 대변인 "한미 군사훈련, 한반도 긴장 높여"

러시아는 한국의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정지로 한반도 안보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한반도 정세가 나날이 악화하는 것을 유감스럽고 우려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한국의 이러한 조치는 긴장감을 높이고 위험을 매우 증가시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4일 남북 간 적대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9·19 군사합의의 전부 효력정지를 결정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오는 10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3차 핵협의그룹(NCG) 회의도 불안 요인이며 8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로 새로운 긴장이 유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정세 악화를 미국의 탓으로 돌렸다. 그는 미국이 북한 위협에 맞선다는 이유로 동맹국들과 다양한 군사 훈련을 하며 사실상 '협박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한국, 미국, 일본이 다영역 훈련 '프리덤 에지'를 올여름 처음 실시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서도 우려한다고 밝혔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이는 한국, 일본과 3각 군사동맹을 구축하고 있는 미국의 공격 잠재력이 북한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전략적 억제를 겨냥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 1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러시아가 북한 무기를 공급받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하고 국제사회를 배신했다고 언급한 데 대해 "반(反)러시아 발언을 무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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