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새마을학'... 아프리카 정상들이 주목했다

입력
2024.06.10 11:00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서 한국 발전경험 눈길 
폴 카가메 대통령 영남대 르완다 유학생 언급 
기니, 에티오피아 등과 긴밀한 교류·협력
최외출 총장 "새마을로 지구촌 공동번영 기여"

최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한 아프리카 각국 정상들이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로 '새마을운동'을 언급하면서 영남대의 '새마을학'이 주목받고 있다.

10일 영남대에 따르면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정상회의 하루 전인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하면서 르완다 유학생들이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에서 '새마을학'을 배우고 있다며 새마을운동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저녁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서 "'잘 살아 보자'는 희망으로 밤낮없이 뛰었던 국민들의 노력이 삼위일체가 돼 경제도약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프리카 정상들은 빠른 시간 내에 발전한 한국의 노하우를 알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영남대와 르완다의 교류는 2020년 11월 당시 주한 르완다 대사였던 야스민 암리 수에드 대사가 영남대를 찾아 국가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이 시작이다. 영남대는 2021년 초 르완다 교육부와 현지 새마을교육을 위한 국제교류협약을 맺으면서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지원자에 대한 사전 검증 및 추천 △현지 새마을학과 설립을 위한 대학 추천 △현지 새마을운동 및 교육 보급을 위한 상호 협력 △현지 실행기구로 글로벌새마을개발네트워크 지정에 합의했다.

지난달 28일 영남대 개교 77주년 기념 '글로벌 새마을포럼'에 참석한 은쿠비토 만지 바카라무사 주한 르완다 대사도 "르완다는 지속 가능한 국가 발전을 위한 개발 정책으로 새마을운동을 시행하고 있다"며 "르완다의 전후 재건 사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자원이 풍부하지만 가난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포스탱 아르샹제 투아데라 대통령도 지난 7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후 이철우 경북지사를 찾아 새마을운동 협력과 국가변혁프로젝트 실행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2022년 5월에 이어 2번째 경북도를 방문한 그는 "중아공이 빈곤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새마을운동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 지사도 적극 협조키로 했다.

데시 달케 두카모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도 지난달 포럼에서 "영남대는 국제 협력을 통해 새마을운동을 국제적인 정책으로 만들고 지구촌 빈곤 퇴치를 이끌었다"며 "새마을운동은 개발도상국이 배워야 할 모범사례이자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기니도 새마을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마을운동 공유 협약을 맺고 있는 기니의 펠릭스 라마 농축산부 장관은 지난달 세계식량기구(WFP) 기니사무소 임형준 소장과 함께 영남대를 찾아 새마을운동과 한국의 발전 경험 공유를 재차 요청하고 기니 대학 내 새마을 학과와 연구센터 설립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영남대 새마을학은 이미 국제사회에서는 유명세를 타고 있다. 2015년 필리핀 엔더런대학에 새마을경제개발학과가 설립됐고, 캄보디아 웨스턴대학 새마을경제개발학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국립대학교에도 새마을학과가 개설됐다. 또 올해 9월부터는 에티오피아 웨라베대학교에도 지속가능새마을산림학과를 설립하는 등 10여 개국 주요 대학들이 새마을학과와 연구센터 설치 지원 요청을 하고 있다.

2011년 설립된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은 지금까지 총 73개국 904명의 개도국 사회지도층을 대상으로 새마을교육을 실시해 766명의 석사를 배출했고, 이 대학 국제개발협력원의 단기 연수과정에는 48개국 3,300여 명이 거쳐갔다.

'새마을학'을 정립한 최외출 영남대 총장은 "유일하게 개도국을 거쳐 선진국으로 도약한 우리나라에서 새마을운동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스마트 새마을운동을 통해 지구촌 공동번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전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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