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다음 달 27일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연설한다. 미국의 대(對)이스라엘 지원 정책에 비판적인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연설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이번 연설을 계기로 미 정치권의 분열상이 다시 한번 표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6일(현지시간) 같은 당 소속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발표한 성명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 날짜를 공개하면서 "(그의 방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항구적 관계를 상징한다"고 밝혔다. 미 의회는 앞서 존슨 하원의장과 매코널 원내대표,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명의로 네타냐후 총리에게 상·하원 합동연설 초청 서한을 보낸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방미는 하마스를 상대로 한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조 바이든 행정부와의 마찰음이 커진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외교적 걸림돌을 없애기 위해 하마스와의 휴전을 압박하고 있으나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제거가 최우선"이라고 강경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지는 네타냐후 총리의 의회 연설은 미국 정치권에 갈등의 불씨가 될 공산이 크다. AP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중대한 순간에 논쟁의 여지가 있는 연설이 될 것"이라며 특히 "선거를 치르는 해에 민주당 내 분열이 깊어지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네타냐후 총리의 가자전쟁 전략과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 정책에 비판적인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합동연설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는 하원의장을 지낸 거물 낸시 펠로시 하원의원도 포함됐다. 무소속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네타냐후는 전범"이라며 연설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앞서 2015년을 마지막으로 미국 의회에서 세 차례 연설한 바 있다. 이번 연설로 그는 미 상·하원에서 네 차례나 연설하는 최초의 외국 지도자가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