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와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995년부터 30년간 한일 공동여론조사를 통해 양국 국민이 가까우면서도 먼 이웃인 상대국을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양국 사회의 공통점은 무엇인지, 차이점은 어떻게 좁혀 나갈 수 있을지 관련 자료를 제공하며 상대국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데 이바지했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서로를 어떻게 이해하는지를 보여주는 인식 차이도 조사했다.
첫 조사를 시작한 1995년엔 한국과 일본 국민의 가치 기준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시 한국인과 일본인 모두 '가족'을 가장 중시한다고 답했다. 한국 응답자들은 37%, 일본은 42%가 부의 축적, 출세보다 '가족을 중시하는 자세'를 선택했다. '현재 생활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한일 모두 응답자 10명 중 7명 정도(한국 70%, 일본 69%)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2005년에는 상대 국민의 장점을 꼽아달라고 물었다. 한국인들은 일본인에게 배울 점으로 '근면성'(5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질서 의식'(44%), '친절'(37%)도 높게 나타났다. 일본인들은 한국인들의 '애국심'(41%)을 가장 배워야 할 점이라고 답했다. '효도'(37%), '바른 예의'(24%)도 비교적 높게 평가됐다.
2007년엔 양국 국민이 현재 자국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물었다. '시민의식이나 공중도덕 준수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일본 응답자들은 8%에 불과했다. 반면 한국 응답자들은 59%가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했다.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2010년에는 '친밀감을 갖는 상대국 연예인·스포츠 스타'에 대해서도 물었다. 한국인은 김연아의 라이벌 아사다 마오(43%)를, 일본인들은 아사다의 라이벌 김연아(50%)를 선택했다. 같은 질문을 4년 후에 했을 때도 같은 대답이 나왔다.
상대국에서 흥미를 느끼는 대중문화를 묻는 질문은 일본에서 한류의 변천을 보여준다. 2002년만 해도 일본인은 한국 요리(42.5%)와 영화(15.5%)에만 관심 있었을 뿐 음악(6.7%)이나 드라마(2.6%)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2003년 '겨울연가'가 공영방송 NHK에 방송된 후 '욘사마' 열풍이 일어나자 2005년엔 일본인의 26.5%가 한국 드라마를 관심 가는 대중문화로 꼽았다. 2022년엔 '한국과 일본의 대중문화 중 세계에서 인기가 높은 것은 어느 나라인가'라는 질문을 했는데, 한국인(85.6%)은 물론 일본인(46%)도 일본보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더 세계에서 인기가 높다고 답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에 대한 양국 국민의 정책 평가 변화를 볼 수 있었다. 각국 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대한 긍정 평가를 조사했는데, 한국의 경우 2020년 85.7%에서 2021년 59.5%로, 일본은 43%에서 29%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