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헌당규 개정 논란과 관련해 "내 임기 관련 당헌 개정은 하지 말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출마 1년 전 당대표 사퇴' 규정에 예외를 두려는 움직임에 친이재명계에서도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스스로 제동을 걸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살 필요가 없다'면서 이같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청래 최고위원 등 일부가 반대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앞서 민주당 당헌당규 개정 태스크포스(TF)는 ‘당대표·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하고자 할 경우 선거 1년 전까지 사퇴’ 규정을 유지하는 대신 ‘전국단위 선거일정 등 상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당무위원회 의결로 사퇴시한 변경’을 예외로 두자고 제안했다. 8월에 뽑히는 차기 당대표가 2027년 3월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2026년 3월까지 사퇴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예외 조항을 두자는 것이다.
그러자 연임이 유력한 이 대표가 지방선거 공천권까지 행사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실제 친이재명(친명)계 핵심인 김영진 의원은 이날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지방선거 공천까지 다 한 이 대표가 바로 연이어 대선에 나가면 특혜를 받는 문제가 있다"며 "차라리 임기를 더 단축해 새로 선출된 대표가 6개월 전부터 지방선거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대표 임기 조항에 대해 이날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 스스로 제동을 건 만큼 개정안 처리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당원권 강화 논의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다른 데서 논란 소지를 줄이자는 취지"라며 "대표 제안인 만큼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당 지도부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한번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