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여자 배구 발전하려면, 국대 스케줄에 초점 맞춰야"

입력
2024.06.07 16:02
은퇴 경기 앞서 미디어데이 열고 소신발언
"배구인들 모두 머리 맞대고 나아갈 방향 찾아야"


국내 여자 배구 간판 스타인 김연경(흥국생명)이 세계 무대에서 고전하고 있는 한국 여자 배구가 발전하려면 프로리그보다 국가대표 경기 스케줄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연경은 7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가대표 은퇴 미디어데이에서 "국가대표 경기 스케줄에 맞춰 V리그가 진행되면 선수들이 (국가대표 경기) 연습기간도 길게 가져가고, 전지훈련도 하면서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지금은 국가대표 경기보다 V리그에 더 집중돼 있어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짧은 기간 뭘 바꾸려 하기보다 긴 시간 동안 배구인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며 "개개인이 괜찮다고 해서 (한국 여자 배구의) 성적을 등한시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데이에 함께 자리한 한송이(은퇴)도 "현재 여자 배구는 세대교체 과도기에 있다고 본다"며 "선수가 부족해서 혹은 누구 하나가 잘못했다기 보다 국가대표 경기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송이는 또 "지금 이 상태로는 내년, 후년도 달라질 게 없다"며 "선수 뿐 아니라 협회와 연맹, 구단 관계자들 모두가 나서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하고, 해답을 찾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제배구연맹(FIVB) 2024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치르고 있는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태국과 1주차 4차전에서 가까스로 30연패 늪에서 벗어났지만, 이후 줄줄이 연패를 당하며 또 다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이에 대해 김연경은 "성적이 좋지 않아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이벤트를 계기로 여자 배구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선수들도 포기하지 않고 힘내서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연경은 2005년 태극마크를 달아 17년간 한국 여자 배구 전성기를 이끌었다. 2012 런던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준결승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으나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국가대표 은퇴식을 치르지 못해 8일에 은퇴 경기과 함께 은퇴식을 가질 예정이다. 9일에는 김연경이 초청한 세계 여자 배구 선수들과 함께 세계 올스타전이 열린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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