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강남을 녹지 공간과 휴식 공간을 갖춘 보행자 친화적인 도심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이른바 ‘강남 대개조’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6일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가 지난 4일 ‘강남도심 종합발전계획 수립’ 용역을 공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경부간선도로 입체화 사업이 본격 추진되기 전인 2040년까지 약 14만 ㎡ 면적의 강남 도심을 재편할 방침이다.
강남 대개조의 핵심은 보행로와 건물이 들어서지 않은 장소에 시민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곳곳에 녹지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또 테헤란로 기능을 확대해 세계적 수준의 업무환경을 만들어 신성장 산업을 육성하고, 다양한 주거시설과 생활시설을 마련해 정주 여건도 개선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교통 인프라를 구축해 극심한 교통 체증도 해결한다.
강남 대개조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후 줄곧 강조해 온 사업이다. 강남 도심은 서울의 주요 업무·상업 중심지지만, 서초대로와 테헤란로 양측으로 빽빽한 고층 건물에 둘러싸여 녹지와 휴식 공간이 부족하고 보행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지난해 6월 일본 순방 당시 강남을 ‘실패한 도시계획’의 사례로 들기도 했고, 도쿄의 구도심 마루노우치 재개발 현장에서도 “강남에는 건물 안에 비와 햇빛을 피하는 보행 통로가 전무하다”며 “빌딩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1층으로 내려와 새 소리와 함께 햄버거를 먹는 등 도심 속에서 녹지를 즐기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달 뒤인 7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때도 “강남은 처음 밑그림을 그릴 때 녹지와 공원을 두 배 이상 만들었어야 했다”며 “보행자가 느낄 수 있는 정취가 없다”고 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발표한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미래성장거점 육성연계, 중심지 기능 혁신’을 제시했지만, 당시에도 서울 3대 도심(광화문·시청, 영등포, 강남) 가운데 강남만 종합적 공간 구상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