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위원장 "대통령이 재차 거부권 써도 노란봉투법 추진"

입력
2024.06.04 15:40
<김동명 위원장 기자간담회>
"최저임금 차별 밀어붙이면 위원 사퇴 강력 대응"
경총·상의와도 대화 외연 넓혀... "논의 풍부해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해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을 두고 "지지율과 국민 반감이 임계치에 다다를 수 있기 때문에 무작정 거부만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재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정부·경영계와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정부가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할 경우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사퇴 등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2대 국회가 시작됐지만 거부권을 앞세우는 윤석열 정부 태도는 변하지 않고 이로 인한 정치적 갈등이 더욱 첨예화되고 있다"며 "국민과 싸우려는 게 아니라면 정부·여당은 총선 결과에 승복해야 하며 21대 국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한 노조법 2·3조, 간호법 등 법안에 대해 결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한국노총은 더불어민주당과 정책연대를 통해 △노조법 2·3조 개정안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등 사회연대입법 법제화 △주 4일제 근무제 도입 및 장시간 압축노동 근절 △65세 정년연장 법제화 등 7대 입법 과제를 추진 중이다. 특히 노조법에 대해 김 위원장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확실시되더라도 개의치 말고 강하게 재추진하자는 공감대가 민주당과 있다"고 밝혔다. 제2야당인 조국혁신당의 1호 민생법안 패키지에도 노조법 개정안이 포함된 만큼 향후 주요 의제로 재부상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2차 전원회의가 열린 내년도 최저임금 협상을 두고는 "최저임금위에서 업종별 차별 적용을 밀어붙이면, 최저임금위원 사퇴 수준을 뛰어넘는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견제했다. 경영계는 영세·소상공인과 취약 업종의 지불 여력을 고려해 '업종별 구분 적용'을 주장하고 있으나, 노동계는 "'최최저임금'을 만들려고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는 역으로 현행 최저임금법 내 업종별 차등 적용(제4조 1항), 수습 노동자 감액 적용(제5조 2항), 장애인 노동자 적용 제외(제7조) 조항 등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개혁 입법, 최저임금 협상 같은 갈등 변수는 존재하지만 김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노동계가 반대하는 정책을 일방 추진하는 통로로 활용한다면 누누이 말했듯 사회적 대화는 지속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노사가 갈등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사회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토의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또 경총·대한상공회의소 등과 대화 외연을 넓히려는 것에 대해 "사회적 대화가 경사노위 틀 속에만 갇혀 있을 필요는 없고, 더 풍부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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