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도 ‘장기적으로 투자하기 좋은 분야’로 부동산을 가장 많이 꼽고 있다. 다만 고소득층일수록 주식 투자를, 저소득층은 금과 저축을 선호했다.
4일 미국 여론조사업체 갤럽에 따르면 "장기 투자 대상으로 어떤 분야를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부동산(36%)을 선택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주식·펀드(22%) 금(18%) 저축(13%) 채권(4%) 암호화폐(코인·3%) 순이었다. 갤럽의 설문 조사는 2011년부터 매년 진행됐으며, 투자 선택 분야로는 △부동산 △주식ㆍ펀드 △금 △저축 △채권 등 5개 종목이 조사 항목으로 제시됐다. 2022년 조사부터는 △암호화폐(코인) 항목이 추가됐다.
부동산은 금과 주식이 ‘반짝 인기’를 누렸던 2013년을 제외하고 2014년부터 매년 30~45%로 꾸준히 선호도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2022년엔 선호도 45%를 찍으며 주식·펀드(18%) 금(15%)을 훌쩍 앞섰다. 갤럽은 “2011년 조사에서는 금(34%), 부동산(19%), 주식·펀드(17%)로 금 선호도가 높았지만, 이후부터 부동산이 다른 투자 분야를 압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인들이 최고의 장기 투자로 부동산을 선택하는 것은 주택가격 상승 기대치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갤럽 조사(2024년 4월 1일~22일)에서는 미국 성인의 68%가 “내가 거주하는 지역의 주택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암호화폐의 경우 2022년부터 설문 항목에 올랐는데, 코로나19 직후인 2022년엔 투자 선호율이 8%였지만, 2023년 4% 2024년엔 3%로 점점 인기를 잃고 있다.
시대별로 투자 분야에 대한 선호도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갤럽은 “2002~2010년엔 부동산과 주식을 선택으로 꼽았지만, 경제 불황기(2008~2010년)엔 저축이 강세였다”면서 “경제가 어려우면 주택 및 주식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반대급부로 저축 선호도가 올랐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점은 소득 수준과 정치 성향에 따라서도 투자 성향이 엇갈렸다는 것이다. 고소득층(연간 소득 10만 달러 이상) 중 31%는 ‘주식이 최고의 투자’라고 했지만, 저소득층(4만 달러 이하)은 14%만 주식을 꼽았다. 저소득층은 오히려 금(23%)이나 저축(20%)을 선호했다. 이에 따라 고소득층의 87%는 투자주식을 갖고 있는 반면,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주식 보유율은 65%와 25%에 머물렀다.
또 공화당 지지성향의 응답자 27%는 금을 최고의 투자로 선택했지만, 민주당은 7%, 무소속(중도)은 18%에 그쳤다. 갤럽은 “매년 조사 때마다 공화당원은 민주당원보다 금을 선호했다. 특히 2020년부터 공화-민주당 지지자 사이의 금 선호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