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이르면 다음 달 미국 보잉사에서 항공기 30대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갖고 "다음 달 말 열리는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관련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항공기 구매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에 대비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고, 올해 10월 말까지는 미국 정부 심사도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노후 항공기를 교체하고 항공기 보유 대수를 늘리는 등 합병 이후 구상을 현실화하는 차원에서 항공기 구매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조 회장은 "미국과 EU가 요구한 모든 것을 다 했다"며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매각하고 일부 장거리 여객 노선을 조정하는 것 외에 추가 양보는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항공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주문 기종은 '보잉 787 드림라이너'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조 회장은 덧붙였다. 이 여객기는 지난 1월 미국 오리건주(州) 포틀랜드국제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도어 플러그'로 불리는 부품이 뽑혀 나가 비상착륙한 '보잉 737 맥스9' 여객기와는 다른 기종이다. 다만 787 드림라이너 역시 '동체 부분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았다'는 공익 신고를 토대로 미국 연방항공청(FAA)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회장은 "보잉은 강한 회사"라면서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보잉) 경영진은 이겨낼 것이고, 그들을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