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물 풍선'을 1,000개가량 남측으로 띄우며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흔들었다. 지난달 28일 260여 개에 이어 나흘 뒤인 1일에는 3배인 720여 개를 쏟아냈다.
상공으로 효과를 본 대남 심리전의 기세를 몰아 다음은 해상과 육상에서 국지도발 카드를 꺼낼 전망이다. 북한이 위성항법장치(GPS) 전파를 교란하고 있는 서북도서 일대에서의 영해 침범 도발을 포함해 군사분계선(MDL)을 넘나드는 포사격이 거론된다. 북한이 과거에도 긴장 수위를 높일 때 사용한 도발 방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2일 "①남측의 국정 혼선 ②군과 경찰 등의 행정력 낭비 ③남남 균열 등의 효과를 봤을 것"으로 분석하면서 "북한은 오물 풍선 살포로 도발의 '저비용 고효율'을 맛본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의 대남 도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 모드를 견제하고 11월 미국 대선까지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북한이 각종 도발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강일 북한 국방성 부상의 최근 담화(지난달 26일)를 보면 방사포나 미사일 발사를 뜻하는 '무력 시위', 천안함 피격사건을 연상케 하는 '수중 자위권 행사', 연평해전을 연상케 하는 '수상 자위권 행사' 등이 언급됐다"며 "언제든 무력 도발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고 했다. 최근 위성항법장치(GPS) 교란이 반복되고 있는 서해5도(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소연평도) 인근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농락하며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떠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해상 외에 육상 도발과 사이버 공격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 교수는 "우리가 대북 확성기로 대응할 경우 MDL에서의 도발 명분으로 여길 수 있다"며 "북한의 목적이 실질적 피해보다 남측에 혼선을 주는 것인 만큼, 주요 기관 등에 대한 해킹 공격을 병행할 가능성도 짙다"고 내다봤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정부가 검토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제 재개하면 북한과의 접경지역에서 관광산업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북한이 노리는 남한 내 갈등 심화를 도와주는 격이라 정부로서도 고심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