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기준 세계 3위 기업인 엔비디아와 2위 애플의 시총 격차가 약 2,500억 달러(약 346조 원)로 바짝 좁혀졌다. 엔비디아 시총은 지난달 23일 2~4월(자체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3,500억 달러(약 484조 원)를 추가, 횡보 중인 애플을 제치고 조만간 시총 2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엔비디아 시총은 약 2조6,900억 달러(약 3,725조 원)로 집계됐다. 애플은 2조9,400억 달러였다. FT는 "엔비디아 시총은 최근 며칠간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2~4월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폭증했다고 발표한 지난달 23일 이후에만 3,500억 달러가 증가했다"며 "현재 회사 가치는 JP모건, 버크셔, 메타를 합친 것보다도 많다"고 전했다. 3,500억 달러는 삼성전자 시총과 맞먹는 규모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 들어서만 127% 상승했다. 반면 아이폰 수요 둔화,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의 경쟁 심화, 인공지능(AI) 전략 부재 등 겹악재를 맞은 애플의 주가는 5개월간 3% 오르는 데 그쳤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사 잭스인베스트먼트의 브라이언 멀베리 분석가는 "애플은 오랜 기간 혁신과 성장에 있어 지배적인 위치에 있었지만, 혁신 곡선이 평탄해지며 성장도 둔화했다"며 "반면 엔비디아는 혁신과 수요 증가가 완벽하게 일치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맞은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로이터는 두 회사의 상황을 감안하면 "엔비디아가 곧 애플을 제치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치가 큰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제치고 3위에 오른 지 반년도 안 돼, 수년 동안 시총 세계 1, 2위를 다퉈온 애플까지 밀어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애플은 10일 열리는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AI 전략을 대거 쏟아낼 것으로 보고 있다. 디 인포메이션은 애플이 이 자리에서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파트너십 체결을 공식화할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 출시될 차기 아이폰부터 오픈AI의 AI 모델을 적용, 이른바 'AI 아이폰'을 선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