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전반기 국회의장 당내 경선에서 촉발된 더불어민주당의 권리당원 영향력 확대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강성 친이재명(친명)계 그룹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현행 대의민주주의를 '퇴행'으로 규정하면서, 당원총회 일상화와 당론 결정을 위한 전당원투표 제도화 관철 등을 결의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2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전국대회를 개최했다. 4·10 총선 이후 처음 개최한 대규모 행사로, 1,000명 정도가 몰려 세 과시를 했다. 이날 대회에서 이들은 향후 활동 방향을 크게 △정당혁신 △정치개혁 △정권교체로 정하고, 이를 끌고 갈 2기 상임대표로 친명계 원외 핵심인 강위원 당대표 특보를 임명했다.
이날 대회에서 가장 큰 화두는 당원의 영향력 확대 방안이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국회의원 중심 퇴행적 원내정당을 거부한다"며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대표자로 선출된 국회의원의 숙의에 기반한 현행 대의민주주의를 '퇴행'으로 규정하고, 당원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로 나아갈 것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당원총회 일상화 △지역당 부활 △전당원투표 제도화 △당원 참여 공론토론회 상설화 △모바일 전자정당 대전환 △공직후보자 당원 직접 선출 제도화 등 당원 권한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의 당내 영향력을 감안할 때 이날 요구사항이 관철될 가능성은 크다.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혁신회의 소속만 31명인 데다, 최근 새롭게 가입한 의원도 10명이다. 민주당 당선자 수(171명) 4분의 1에 달하는 최대 계파로 부상했기 때문에, 이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대회에 참여한 의원도 이들의 요구에 적극 호응했다. 이재명 대표는 윤용조 전 당대표비서실 부국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보다 많은 당원들의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체계를 갖춰가는 건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힘을 실었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당원들이) 극장식 정당운영을 경험했다가 유튜브식 정당운영을 하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새로운 정당의 역사를 써나가고 그것이 민주주의의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현행 대의민주주의를 '퇴행'이라고 규정한 이들의 주장에, 대의민주주의 제도하에서 선출된 국회의원들의 비판적 수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이 대표도 이날 축사에서 "대의민주주의의 장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당원 주권이라는 시대정신을 온전하게 구현해 낼 지혜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