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 집권당 인도국민당(BJP) 주도 정치연합이 예상대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모디 총리는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에 이어 인도 역사상 두 번째로 3연임 할 가능성이 커졌다.
인도 NDTV 등이 1일(현지시간) 총선이 종료된 후 보도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BJP 주도 정치연합 국민민주연합(NDA)이 연방하원 543석 가운데 과반(272석)을 크게 웃도는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적게는 281석에서 많게는 401석을 확보할 것으로 집계됐다. NDA는 직전 2019년 총선 때는 353석을 차지했다.
반면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가 주축이 된 정치연합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은 140여 석 정도 확보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출구조사에서 밝혀진 한 가지 사실은 인도인들이 계속해서 모디 총리를 매우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출구조사 결과 모디 총리의 3연임 성공은 물론 이례적으로 앞선 선거 때보다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측됐다. BJP 소속 정치인 아미트 말비야는 "총리가 더욱 강화된 권한과 함께 3선에 성공하는 것은 우리 역사상 처음이 될 것"이라고 NDTV에 말했다.
특히 가난한 북부 지역 지지에 의존해 왔던 NDA가 이번 선거에서는 야당 텃밭으로 여겨졌던 부유한 남부 지역으로까지 세를 뻗쳤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인도 여론조사기관 시보터에 따르면 NDA는 남부 5개 주에서 55~64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19년 선거에서 얻은 32석을 2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정치분석가 아심 알리는 "BJP가 출구조사에서 예측한 만큼 이 지역에서 의석을 많이 얻지 못하더라도 득표율 상승은 큰 변화"라고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말했다.
모디 총리와 여권은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야권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했다. 특히 힌두 민족주의 노선을 강화해 온 모디 총리는 INC가 집권하면 힌두교도 재산을 무슬림들에게 재분배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구 14억 중 80%를 차지하는 힌두교도 표심을 노린 것이었다.
라훌 간디 전 INC 총재가 이끄는 야권 정치연합은 높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등을 거론하며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특히 모디 정부가 야권을 탄압하고 종교를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해 헌법적 가치를 훼손했다며 민주주의와 헌법 수호를 외치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총선 개표는 오는 4일 이뤄지고, 결과도 같은 날 나온다. 모디 총리는 이날 투표 종료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국민들이 NDA 정부의 재선을 위해 기록적인 숫자의 투표를 했다고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다만 말리카르준 카르게 INC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를 '정부 조사'로 평가절하하면서 일축했다. 앞서 2004년과 2009년 총선 당시 출구조사 결과가 틀렸던 만큼 오는 4일 개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임기 5년의 연방하원 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는 4월 19일부터 지난 1일까지 6주간 7차례로 나뉘어 치러졌다. 만 18세 이상 등록 유권자 수만 9억6,900만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공식 개표 결과가 나오면 단독 다수당 또는 최다 의석을 확보한 정당연합 중 1곳이 대통령을 지명해 차기 정부를 구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