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트럼프에 치고 나가는 바이든… "누구도 법 위에 없어"

입력
2024.06.01 10:03
평결 직후 여론조사서 트럼프에 2%p 우세
공화당원 10명 중 1명은 "트럼프 안 뽑을 수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형사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차범위 내 근소한 우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원 10명 가운데 1명은 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지 않을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함께 전국 등록 유권자 2,1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율 41%, 트럼프 전 대통령은 39%를 기록했다. 제3후보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10%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3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돈' 형사재판에서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은 직후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기관이 지난달 7∼14일 실시한 직전 조사에서는 각각 40%로 동률을 기록한 바 있다. 유죄 평결에 따른 표심 영향이 드러난 셈이다. 특히 공화당원 응답자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을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답한 사람 비율은 약 10%에 달했다.

이번 평결에 대해 미국인 절반이 동의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가 미국 성인 남녀 3,0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평결 결과에 동의한 응답자 비율이 50%, 동의할 수 없다는 응답자가 30%였다. 19%는 유무죄를 확신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응답은 소속 정당에 따라 확연하게 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라고 믿는다는 응답은 민주당원 응답자군에서 86%에 이른 반면, 공화당원들 사이에서는 15%에 불과했다. 공화당원의 73%는 재판이 공정하지 않다고도 답했다. 무당파 응답자 중에서는 48%가 유죄, 25%는 무죄라고 답했다. 나머지 26%는 확신할 수 없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재판에 승복하라며 날선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가자지구 전쟁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뉴욕에서 있었던 일은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미국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2명의 배심원단은 다른 재판과 동일한 방식으로 구성돼 만장일치 평결에 도달했고, 34개 항목에 유죄 판단을 내렸다"며 "이제 그는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항소할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것이 미국의 법치가 작동하는 방식"이라며 "평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것이 조작됐다고 말하는 것은 부주의하고 위험하며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위용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