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세수 감소 충격으로 올해 들어 전년 대비 국세수입이 8조 원 넘게 덜 걷혔다. 56조 원대 역대 최대 '세수펑크'를 기록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결손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정부는 다음 달까지 시행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종료하는 방안도 검토에 들어갔다.
기획재정부가 30일 발표한 '4월 국세수입 현황'을 보면, 지난달 국세수입은 40조7,000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6조2,000억 원(13.2%) 감소했다. 월별 국세수입은 1, 2월 증가하다 3월 6조 원 감소한 뒤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1~4월 누적 국세수입은 125조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조4,000억 원(6.3%) 줄었다.
법인세 납부세액 감소 영향이 크다. 4월만 법인세 수입이 7조2,000억 원 떨어졌다. 법인세 납부 1, 2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지난해 적자로 법인세를 내지 않게 된 영향이 컸다. 또 회계상 이익이 컸던 금융지주회사도 주식 처분이 이뤄지지 않아 세무상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게 기재부 설명이다. 1~4월 22조8,000억 원이 걷혔는데, 전년 대비 12조8,000억 원(35.9%)이나 줄어든 규모다.
4월까지 고금리로 이자소득세는 1조4,000억 원 증가했지만, 기업 성과급이 떨어져 근로소득세가 1조5,000억 원 적게 걷히며 소득세는 누적 4,000억 원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가가치세는 국내 납부실적이 나아져 4조4,000억 원이 증가했고, 관세는 수입 감소로 3,000억 원 줄었다. 증권거래세 등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달 국세수입 진도율은 34.2%로 집계됐다. 정부가 올해 예상한 367조3,000억 원 중 34.2%가 걷혔다는 뜻이다. 사상 최대 세수결손이 발생한 지난해(38.9%)보다도 낮고, 최근 5년 평균 38.3%에 비해 4.1%포인트나 저조하다. 5월 국세수입이 최근 5년 평균 진도율 대비 5% 이상 낮으면 조기경보가 발동돼 전망치를 낮추는 재추계를 하게 될 수 있다.
윤수현 기획재정부 조세분석과장은 "예산 자체가 줄어 결손액이 작년만큼 커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2020, 2014, 2013년과 진도율 흐름이 유사해 올해도 긍정적으로 전망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2020년엔 6조4,000억 원, 2014년과 2013년엔 각각 9조9,000억 원, 13조5,000억 원 상당 세수결손이 발생했다.
나라 곳간에 비상이 걸리면서 정부는 6월까지 연장한 유류세 인하 조치 환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난해 법인 실적 악화가 법인세수 감소 요인인 데다, 감세 정책이 이어지고 부동산 경기나 소비심리가 살아난 상황도 아니라 재정적자가 심화가 예상된다"며 "정부 지출을 줄이고 유류세 등 정상화가 가능한 부분은 증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