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어제 南겨냥 방사포 18발 시위 사격…"선제공격도 불사"

입력
2024.05.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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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지도하에 "초대형방사포 위력시위사격"
北, 방사포 18발 쏘는 사진 공개
"우리 건드리면 어떤 결과인지 똑똑히 보여줄 것"
합참 "北, 내일 오물풍선 살포 재시도할 듯"

북한이 31일 전날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관련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하에 진행된 600㎜ 초대형방사포(KN-25)의 '위력시위사격'이었다"고 밝혔다. 북한은 군사적 도발을 멈추지 않고 이어갈 뜻도 분명히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적들이 공화국을 반대하는 군사력 사용을 기도할 때 언제든 자위권을 발동해 선제공격도 불사할 우리의 대응의지를 명백히 보여주기 위한 초대형방사포병구분대들의 위력시위사격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통신은 "우리 국가의 당당한 주권적 권리행사에 위험천만한 무력시위를 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강조하면서 우리 군이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에 대응해 실시한 한미 공격편대군 비행훈련 및 타격훈련을 명분 삼았다. 초대형방사포는 한미 정보당국이 KN-25라는 코드명을 부여한 400㎞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사실상 남한 전역만을 향한 무기이며 전술핵 탑재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북한은 이날 특히 이번 도발이 김 위원장 지도하에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통신에 따르면, 중앙군사위원회의 '비밀암호지령문'이 전송된 뒤 김 위원장이 감시소에서 사격 명령을 내렸다. 포병들은 "사거리 365km의 섬목표를 명중타격하고 부과된 위력시위사격 임무"를 수행했다. 공개된 발사 사진에서 일렬로 늘어선 이동식 발사대(TEL) 18대가 각기 1발씩 초대형방사포를 일제히 쏘아 올린 모습이 확인된다. 통신은 "무력의 전쟁수단들과 선제공격 역량들은 더더욱 고도화된 능력으로 임전태세를 유지하며 전쟁억제, 주권사수의 중대한 사명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의 위력시위사격은 우리의 적수들로 하여금 우리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에 직면하게 되는가를 똑똑히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의 핵무력은 전쟁 억제와 전쟁 주도권 쟁취의 중대한 사명을 임의의 시각, 불의의 정황하에서도 신속 정확히 수행할 수 있게 더욱 철저히 준비돼야 한다"고 했다. 현재 북한은 김 위원장이 핵단추를 누르면 실제 공격이 이뤄지기까지 전반의 지휘통제체계(핵방아쇠)를 갖춘 상태다. 이번 위력시위사격에서는 국가핵무기종합관리체계의 일환으로 '통합화력지휘체계'가 언급됐다.

통신은 이날 논평에서 "29일 일본에서 발진한 미 공군 정찰기 RC-135U가 또다시 우리의 남쪽 국경 가까이에서 반공화국 공중 정탐행위를 했다"면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준동을 낱낱이 조준, 제압, 분쇄하기 위한 자위력 강화 조치는 국가 주권과 안전 이익을 사수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것이며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중대사"라고 강조했다. 추가도발을 예고한 셈이다.

합참에 따르면, 실제 북한은 GPS전파 교란 공격을 이날까지 사흘째 이어가고 있다. 합참은 이날 오전 8시를 전후해 서북도서 일대에 대한 GPS 교란 신호가 탐지됐다고 전했다. 군용 자산 및 군사작전에는 영향이 없지만, 민간에는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이다.

내달 1일인 내일 북한이 추가로 오물풍선 살포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합참은 "내달 1일(내일)부터 북풍이 예고되고 있다"며 "대남 오물풍선 부양이 예상된다. 군은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오물풍선이 부양되면 유관기관과 협조해 대국민 안전조치를 최우선으로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물풍선이 부양되면 국민께서는 낙하물에 조심, 유의하시기 바라고, 오물풍선을 발견했을 경우 신고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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