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재발이 흔해서 여성 암 가운데 사망률이 가장 높기로 악명높다.
40세 이상, 불임이거나, 출산 경험이 없거나, 난소암·유방암 가족력이 있으면 발생 위험이 크다. 난소암 진단을 받았다면 수술적 치료가 기본적으로 시행된다.
이후 생존율을 높이고 재발률을 줄이기 위해 표준 항암 치료 및 표적항암제 유지 요법도 중요하다. 이영주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에게 난소암에 대해 알아본다.
난소는 자궁 뒤에 있는데 난자 생성과 배란,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생식기관이다. 난소암은 난소에 생기는 모든 악성 종양을 말한다.
흔히 발생하지는 않지만 다른 암보다 생존율이 낮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1년 난소암은 3,221건 발생했고 여성 암 중에서 10위다. 2017~2021년 5년 상대 생존율은 65.9%로 전체 암 환자 생존율보다 낮다.
이영주 교수는 “난소암은 초기 자각 증상이 없어서 발견이 늦을 때가 생존율이 낮은 편”이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법, 표적항암제 등 치료법이 발달해 생존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난소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고, 어느 정도 병이 진행되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배에 딱딱한 것이 만져지거나, 복부 팽만감, 아랫배 통증, 회음부 통증, 질 분비물 증가, 비정상적인 질 출혈, 생리 불순 등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 병원을 찾으면 3기 이상일 때가 많다. 난소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해야 예후(치료 경과)가 좋아 난소암 위험 인자가 무엇인지 확인해 정기검진으로 조기 발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난소암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하지만 배란,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유전성 유방암처럼 BRCA 유전자의 이상 변화가 주요한 원인으로 거론된다.
BRCA1, BRCA2의 기능 상실이 상동 재조합 결핍(Homologus Recombination Deficiency, HRD)를 일으키고 그러면 난소암으로 이어질 있다. 실제로 난소암으로 사망한 모친 혹은 자매가 있다면 난소암 발생률은 높아진다. 이 밖에 출산 경험이 없거나 불임, 비만 그리고 유방암·자궁내막암직장암 병력이 있어도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난소암은 질 초음파검사, 종양표지자 검사로 알아낼 수 있다. 암이 의심되면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종양 여부, 내부 구조와 전이를 확인하며, 수술이나 조직 검사로 확진한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항암 치료를 해야 하며, 표적항암제 처방을 위한 HRD 검사도 함께 시행하게 된다. HRD 검사는 수술이나 조직 검사로 얻은 암 조직을 통해 유전자 정밀 분석인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기법)을 이용, 상동 재조합 결핍 상태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다. 해당 검사 결과를 통해 표적항암제인 PARP 억제제의 대상이 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이전에는 난소암 환자 중 22%에 해당되는 BRCA 돌연변이 환자만 표적항암제 대상이었지만 HRD 검사는 BRCA 돌연변이 외에도 상동 재조합 결핍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30% 정도 환자가 추가적으로 표적항암제 치료 대상이 된다.
표적항암제 PARP 억제제는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PARP 효소를 막아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약이다. 수술 및 표준 항암 요법 시행 후 유지 요법으로 사용하였을 때 유지 요법을 시행하지 않은 환자보다 무진행 생존 기간이 유의미하게 높아진 것이 확인됐다.
난소암의 기본 치료법은 수술로 암이 퍼진 부위를 최대한 제거하고 병기에 따라 항암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수술은 보통 자궁과 양쪽 난소를 모두 제거하고, 전이된 종양이 있으면 그 부분도 가능한 한 모두 절제한다.
전이가 되지 않은 초기 난소암이라면 로봇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로봇 수술은 절개가 작고 수술 시 3차원 영상으로 시야가 좋으며 수술 동작이 정교해 정밀하고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 다만 진행성 난소암으로 복강 내 전이가 많으면 로봇 수술이 제한적으로 개복술(開腹術)로 진행한다.
최근 표적항암제뿐만 아니라 면역항암제가 나와 좋은 예후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여러 연구에서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난소암 환자는 수술 후 표적항암제를 시용하면 생존율이 높아지고 재발도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진행성 난소암 환자에서 양성률이 50%에 달하는 HRD 검사로 표적항암제 치료가 가능한 환자를 더 많이 선별하고 치료 효과가 오래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난소암도 당연히 조기 발견해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1기의 경우 5년 생존율은 76~93%에 이르지만 2기는 60~74%, 3a기는 41%, 3b기는 25%, 3c기는 23%였으며, 4기는 11%에 불과하다.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40세 이상 여성이거나, 유방암·대장암·난소암 가족력이 있거나, 유방암 과거력이 있거나, 12세 이전에 생리를 시작했거나, 임신·출산 경험이 없으면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