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보다 높은 '2.5%'로 예상했다.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수출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해 올해 연간 수출 실적이 최대 수준을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은 2024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이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5%로 예상했다. 2023년 11월 발표한 2024년 경제·산업 전망에서 예상했던 2.0%보다 0.5%포인트 올린 수치다. 이는 한국은행이 최근에 수정한 경제 성장률과도 같다.
산업연구원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바꾼 이유는 고물가, 고금리 영향으로 내수가 부진해도 반도체, 자동차 중심으로 수출이 성장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올해 수출은 지난해보다 8.3% 증가한 6,848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역대 최대였던 2022년의 6,836억 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정부는 올해 수출 목표를 7,000억 달러로 잡았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반도체 수출을 꽤 좋게 보고 있는데 하반기 물량 효과까지 더 나오면 (연간 수출이) 7,000억 달러 가까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품 수출이 단가 개선과 미국 시장 호조세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10.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은 반도체 외에도 자동차 산업 수출이 지난해 대비 2.6% 증가한 963억 달러로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조선(21.5%), 바이오헬스(18.2%), 디스플레이(6.3%), 가전(2.6%) 등 대부분 업종의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봤다.
거시 경제·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보호무역 기조가 확대되는 건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산업연구원은 "대외적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진정 여부와 주요국 금리 인하 시점, 전쟁,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등이 주요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은 중국의 제조업 확장 전략도 경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최근 중국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등 첨단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국내 주요 수출 기업에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석유화학, 철강 등 업종에서도 중국 기업의 생산 능력이 늘어 수출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