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축구 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을 유럽 최상위 클럽 대항전이 6월 2일 대망의 막을 올린다. 올 시즌 유럽 축구 최강팀을 가리는 마지막 단판승부인만큼 긴장감 또한 엄청나다.
올해 결승 무대를 장식할 두 팀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다. 양 팀은 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치른다.
이번 챔스 결승전 관전포인트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관전 포인트① 15번째 '빅이어' 사냥 vs 27년 만의 우승 도전
우선 15번째 빅이어 사냥에 나선 레알 마드리드와 27년 만의 통산 2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도르트문트 중 누가 웃을지다.
레알 마드리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에서 36번이나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전통의 강자다. 라리가 역대 최다 우승이다. 올 시즌에도 리그 38경기에서 단 한 번만 패하는 기염을 토하며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챔스에서는 역대 최다인 14차례 정상에 올랐다.
도르트문트도 분데스리가 우승을 8회 거머쥔 만만치 않은 상대다. 올 시즌 리그에서는 5위에 그쳤지만, 챔스에서 보여준 저력을 감안하면 결코 쉽게 무너질 상대는 아니다. 도르트문트는 챔스 조별리그에서 파리 생제르맹(PSG), AC밀란,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과 함께 '죽음의 조'에 묶여 조기 탈락이 예상됐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을 깨고 조 1위로 16강에 오른 데 이어 11년 만에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번에 레알 마드리드를 꺾으면 1996~97시즌 이후 27년 만에 통산 2번째 우승을 기록하게 된다.
관전 포인트② 뚜렷한 '경험' 차이, 승패에 영향 미칠까
단판승으로 치러지는 만큼 쉽사리 승자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경험치'를 고려하면 레알 마드리드에 보다 승산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레알 마드리드에는 사령탑인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뿐만 아니라 토니 크로스, 루카 모드리치, 다니 카르바할 등 챔스 우승을 5번 이상 경험한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안첼로티 감독은 챔스 결승만 6차례 진출했으며, 그 중 4번은 정상에 올랐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오랜만의 결승에 나선만큼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챔스 결승을 경험한 건 2012~13시즌 결승전을 뛰었던 마르코 로이스, 마츠 후멜스 그리고 2019~20시즌 우승팀인 바이에른 뮌헨 출신의 니클라스 쥘레 등이 사실상 전부다. 에딘 테르지치 감독도 챔스 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전 포인트③ 독일 출신 레전드들과의 '낭만 이별'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독일 출신 레전들과의 '낭만 이별'이다. 양 팀에는 은퇴를 앞둔 두 전설이 있다. 10년간 레알 마드리드 중원을 이끌어온 토니 크로스와 12시즌 동안 도르트문트 유니폼을 입은 마르코 로이스가 그 주인공이다. 2010년대 최고의 미드필더로 손꼽히는 크로스는 레알 마드리드에서만 455경기에 출전해 28골과 96개 도움을 기록하며 대활약을 펼쳤다. 정교한 패스 등 모범이 될만한 경기 운용력 때문에 '축구 교수님'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크로스는 올 여름 유로 2024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다.
마찬가지로 2010년 도르트문트를 사로잡았던 로이스에겐 챔스 결승이 고별전이 될 전망이다. 그는 이미 소속팀 마지막 경기에서 홈구장을 찾은 8만 여 관중에게 맥주를 무한 제공하며 인상적인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이날 "챔스 결승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단 한 경기고, 한 경기에서는 모든 게 가능하다"며 우승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