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은 충청권의 어머니와 같은 존재입니다. 충남에서 대전이 분리됐고, 세종도 분가시켰으니 말이죠."
조길연(72·국민의힘) 충남도의회 의장은 "일하는 도의회를 표방하며 탄소중립 기반 마련과 국비 10조 원 시대,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를 구성한 것을 성과로 꼽고 싶다"고 말했다. 4선인 그는 풍부한 의정 경험과 해병대 출신 다운 '뚝심'을 보여줬다는 안팎의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29일 충남 부여의 한 사무실에서 조 의장을 만나 전반기 의정활동에 대한 뒷얘기와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 구성 합의까지 숨가쁘게 달린 지난 2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와의 일문일답.
-상반기 도의회를 평가한다면.
"끊임없이 성장하는 의회였다. 지난해에만 470건의 조례를 처리하는, 일하는 의회의 모습을 보였다. 도민의 대변자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자부한다. 국회와 중앙부처를 수시로 방문해 도정 사상 최대인 국비 10조 원 시대를 연 것도 의미있다."
-의회의 맏형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충남도의회는 국민의힘 소속 32명과 더불어민주당 14명, 무소속 2명 등 의원 48명이 활동하고 있다. 젊은 의원에겐 패기와 열정을, 재선 의원에겐 연륜과 지혜로 보여달라고 주문했고 많은 대화를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먼저 들었다. 밥을 사더라도 민주당, 무소속 의원들부터 식당으로 모셨다.(웃음)"
-그래도 아쉬운 점이 있을텐데.
"제12대 도의회는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사실상 정책지원관제 도입, 의회 인사권 독립이 이뤄진 원년이었다. 지난해 정책지원관 14명을 선발해 전문인력을 24명까지 늘렸다. 그러나 조직권과 예산권이 없는 반쪽짜리 인사권 독립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첫술에 배부르지 않은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
-기억에 남는 법안은.
"'충청남도 탄소중립경제 활성화에 관한 조례' 제정이다. 기후‧환경분야 등 기존 개념을 넘어 탄소중립을 통한 경제성장을 이루자는 의지를 모았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충청남도 연안 탄소흡수원의 관리 및 활용 촉진 조례'와 '충청남도 사용 후 배터리 산업 육성 조례'를 통해 탄소중립을 사회적으로 실현하려는 의지를 도민께 보인 것도 성과로 꼽고 싶다."
-충남 역시 지역소멸위기가 심각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와 농촌 사이 불균형이 더 심각해졌다. (지역구인)부여의 경우 과거 19만 명이던 인구가 지금은 6만 명선 붕괴를 위협받고 있다. 지역발전은 더디고 재정자립도 등이 열악한 악순환에 빠져들 위기다. 특정 산업에 의존하기 보다 관광과 농업, 첨단산업이 어우러진 성장동력이 필요하다. 스마트팜 영농을 지원해 청년 농업인을 유치하는 전략은 인구소멸을 막을 대안 중 하나다."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 구성에 큰 역할을 했다.
"충청권 특지자체는 충남과 대전, 세종, 충북 등 4개 지방자치단체가 행정통합을 목표로 한 논의기구다. 초반엔 4개 시도의회와 지자체 입장이 팽팽했다. 회의 일정조차 잡을 수 없었다. 의원정수를 정하는 것도 4개 시도의회에 각각 4명씩 배정하자는 의견과 인구를 감안해 세종 3석, 충남 5석을 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자 김태흠 충남지사와 협의를 했다. 대전과 세종을 분가시킨 어머니 심정으로 4개 시도의회에 각각 4명씩 배정하는데 합의했다. 일부 의원이 나를 탄핵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으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내가 대한민국 해병대 출신 아닌가.(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