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사건' 대대장 "왕따 당해 정신병동 입원… 책임 회피 않겠다"

입력
2024.05.29 17:54
교육 열외 등 극심한 스트레스
"채 상병 유족께 위로의 말씀"

실종자 수색 중 숨진 채 상병의 직속 지휘관이었던 당시 해병 1사단 제7포병대대장 이모 중령이 정신병동에 입원할 예정이다. 이 중령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8월부터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중령 변호인인 김경호 변호사는 29일 이 중령의 군의관 소견서를 받아 동국대병원서 진료한 결과 2주 이상 입원 진단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하지만 동국대병원에 입원실이 없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으로 이동해 폐쇄병동 입원 수속을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중령은 김 변호사를 통해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다시 한 번 고 채 해병의 명복을 빌며 가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며 “대대장으로 고 채 해병의 장례식도 보지못한 채 5개월여 부대와 분리되어 일정한 장소에 하는 일없이 출퇴근만 하며 부대원들과의 연락도 하지 못한 채 고립된 생활을 하다 보니 죽으려고 하다가 정신과 치료를 통해 버티고 있었습니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교육에서 열외되는 등 조직로부터 이렇게 내팽겨쳐 지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정말 죽고 싶었다”며 “가족의 곁으로 가고 싶었으나 수사진행중으로 갈 수 없다, 있다 반복하다가 원하면 보직해임을 건의하겠다고 해 미쳐버릴것만 같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꿈속에 나타나서 저를 괴롭히는 상급자들과 모든 변명들이 힘들게 해서 약을 먹지 않고는 생활하지 못했다”며 “이겨내보려 했는데 더이상 숨겨지지 않아 입원하게 됐다”며 지휘관으로서 받아야 할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며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이 중령은 최근 경찰 조사에서 “사단장과 여단장 등 최고 지휘관들의 수해 실종자 수중탐색 지시로 부대원들을 물가로 들여보냈다”는 진술을 했다. 최근에는 최고 지휘권자들과의 전화통화 녹취 파일을 공개하면서 폭우 속에서도 그들의 명령을 거부하지 못하고 부대원들에게 수중수색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입장을 여러 차례 발표했다.

정광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