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연이틀 남한을 마음먹고 들이받는 듯한 심야도발에 나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2호기 발사에 이어 그제 밤 우리 측을 겨냥해 다량의 대남전단 살포용 풍선에 오물을 담아 떨어뜨리는 ‘웃픈’ 일까지 벌였다. 앞서 북한은 일부 보수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국방성 부상 담화에서 “삐라와 각종 너절한 물건짝들을 살포하는 한국의 비열한 심리모략 책동이 우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비난한 뒤,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과 종심지역에 살포될 것”임을 예고했다.
북한 담화엔 예고가 “군사주권에 대한 적들의 도발적 행동에 공세적 대응을 가하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근 지시에 따른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에 살포된 ‘오물 풍선’은 서울부터 경상·전라도에 이르기까지 전국에서 발견된 것만 260여 개이고, 대변 추정 오물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다. 2016년에 이어 두 번째인 오물 풍선은 막장으로 치닫는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사건이다.
정부가 ‘남북관계 정상화’ 정책으로 돌아선 이래 북한은 대남 대결적 태도를 급격히 강화해 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시정연설에서 남북관계를 ‘적대적, 교전 중인 두 국가관계’로 규정하며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초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선 헌법 개정을 지시하며 남한을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간주하는 교육교양사업을 강화토록 조문에 명기할 것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급기야 최근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맞춰 이른바 정찰위성 발사로 도발했고, 우리 측의 사전 대응 공군훈련에 대해선 “용서 못할 불장난”이라며 직접 적반하장 식 비난에 나섰다. 북한의 행태는 내부 체제 결속이나 향후 대미 협상을 통한 제재완화 등을 겨냥한 전략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남북 긴장이 공연히 고조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북정책 원칙을 엄정히 하되, 대북전단 같은 주변적 문제가 위기의 단초가 되지 않도록 면밀한 관리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