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유지에 필요한 냉각 시스템 공급 이력이 부각되며 '숨은 AI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코스피시장에서 LG전자는 전날보다 1.1% 오른 11만5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엔 LG전자가 미국 대형 데이터센터에 냉난방공조시스템(HVAC)을 공급하기로 했다는 보도로 13.4% 급등해 올해 1월 2일 이후 처음 10만 원을 넘겼다(종가 10만9,300원). 이날 사상 첫 파업에 '대장주' 삼성전자가 3% 급락하며 코스피지수가 1.6% 넘게 하락했지만, LG전자는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추가 반등에 성공했다.
외국인 보유비중도 올해 초부터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컴퍼니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LG전자의 외국인 보유비중은 31.18%로 집계됐다. 202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일일 순매수 규모도 3월 28일 100억 원대에 진입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날 하루 외국인은 1,33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AI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고질적 저평가로부터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주가 상승 전 LG전자의 순자산대비주가비율(PBR)은 0.8배에 미치지 못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데이터센터 수주 건의 진위 여부를 떠나 과거 데이터센터 관련 공조시스템 공급 이력 및 향후 해당 수혜 가능성이 부각된 만큼 극심한 저평가 영역을 탈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HVAC가 LG전자 기업 간 거래(B2B)의 핵심이자 에어컨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며 "국내에서 소규모, 대규모 데이터센터 공급 이력이 수십 곳에 달한다"고 부연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 HVAC 매출은 연평균 30~40%의 고성장이 전망된다. 2024, 2025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조4,000억 원, 5조1,000억 원씩 증가해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그는 "생성형 AI 보급 확대로 데이터센터 기능이 정보의 단순 저장에서 응용·생성 추세로 빠르게 변화하는 한편,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데 막대한 전력이 소비되고 있다"며 "AI시대 최종 주도권은 열(熱)관리업체가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