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에게 돈을 쓰는 이유

입력
2024.05.3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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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거창하게 가족 구조나 생활 양식의 변화를 이유로 들지 않아도 된다. 아주 간단하게 말해, 반려동물이 주는 이익이 많기 때문이다. 반려인에게 반려동물은 누구보다 귀중한 존재이고 삶을 유지하는 데 힘이 된다. 수많은 연구 결과가 증명하듯이 반려동물은 인간에게 건강·심리·정서·사회관계 등에서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모두의 삶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

따지고 보면 반려인이 반려동물을 잘 돌보지 못하면 부정적인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그 비용은 세금으로 청구된다. 따라서 반려동물로 인한 문제는 예방하고 긍정적인 효과는 확대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건강한 유대(human animal bond, HAB)를 형성하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즉 반려동물이 생을 다할 때까지 잘 돌볼 수 있는 사람만 반려동물을 양육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반려인의 책임 의식을 높여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미 반려동물과 강한 애착을 형성한 반려인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다. 취약계층 반려인을 지원하는 것은 단지 반려동물만이 아니라 반려인을 도움으로써 HAB의 혜택을 극대화하고 위험 요소나 부작용을 줄여 궁극적으로는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저소득 독거 어르신이 반려동물을 잘 돌보며 정서·신체적으로 안정된 삶을 유지하도록 도와드린다면 그분들의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빈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반려견에게 놀이터에서 맘껏 뛸 기회가 주어진다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문제행동이 줄어들어 ‘층견소음’ 같은 이웃 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 실제로 대다수 반려인의 애로사항 1순위는 의료비고, 둘째로는 입원, 장기 외출 시 맡길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이다. 양육 방법이나 기술을 배우려는 욕구 또한 높다.

서울시는 이 점을 잘 파악하여 오래전부터 반려동물 돌봄 취약계층에 관심을 두고 반려견 놀이터, 펫 위탁소 사업, 취약계층 반려동물 진료비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귀한 세금을 반려동물에게 허투루 쓰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가성비 높은 복지 활동이다. 서울시의 귀한 노력이 사회적 공감대를 얻어 치료적 지원보다는 성숙한 반려 문화 정착을 위한 예방적 지원 사업으로 확산되길 바란다.



김성호 한국성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