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차려(군기훈련)’를 받다가 쓰러져 이틀 만에 숨진 육군 훈련병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사고 현장에 있던 다른 훈련병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에 나선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9일 사고가 난 인제 육군 모 보병사단 신병교육대를 방문해 지난 23일 오후 사망 훈련병과 함께 얼차려를 받은 훈련병 5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해당 부대 내 연방장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군인범죄수사팀과 의료사고전담요원 등 10명으로 수사팀을 꾸렸다. 동료 훈련병들은 숨진 A(25) 훈련병의 건강상태 등을 증언할 핵심 참고인이다. 당시 얼차려 중 쓰러진 A훈련병은 속초의 민간병원을 거쳐 강릉 아산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상태가 악화돼 25일 사망했다.
군 인권센터는 앞서 27일 “얼차려를 받던 중 훈련병의 안색과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보여 함께 있던 훈련병들이 현장 집행간부에게 보고했음에도 별다른 조치가 없이 얼차려가 이어졌다”는 제보를 소개했다. 경찰은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얼차려 과정의 규정 위반, 쓰러진 훈련병에 대한 응급처치와 후송 등이 적절히 이뤄졌는지를 파악해 중대장(대위)와 부중대장(중위)의 업무상과실치사 및 직권남용가혹행위 등에 대한 정식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육군은 전날인 28일 이 사건에 대한 민·군 합동조사를 마치고, 완전군장 구보와 팔굽혀펴기 등 규정을 위반한 얼차려를 지시한 중대장과 부중대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 및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가 있다고 판단, 강원경찰청에 수사를 이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