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33) 대신 허위 자수한 매니저 휴대폰에서 사고 직후 김씨와 나눈 통화 녹취를 확보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범인도피교사 혐의 추가를 검토 중이다.
28일 TV조선에 따르면 경찰은 대리 자수했던 김씨의 매니저 A씨의 휴대폰을 압수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고 직후 김씨와 나눈 통화 녹취를 확보했다. A씨 휴대폰 자동 통화 녹음 기능이 수사에 도움이 됐다.
통화 녹취에서 김씨는 A씨에게 "술을 마시고 사고를 냈다"며 "대신 자수해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사고 직후 김씨가 소속사 다른 매니저급 직원 B(22)씨에게도 수차례 전화해 허위로 자수해 달라고 부탁한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B씨는 "겁이 난다"며 김씨의 요구를 끝내 거절했다.
경찰은 녹취를 토대로 김씨의 사건 은폐 여부를 집중 조사 중이다. 김씨가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강요한 녹취 내용을 근거로 김씨의 혐의를 기존(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사고후미조치·범인도피방조 등)보다 형량이 무거운 범인도피교사로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씨의 수사 비협조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호중은 경찰이 압수한 휴대폰(아이폰) 3대의 비밀번호를 사생활 이유로 알려주지 않고 있다. 아이폰은 보안 수준이 높아서 비밀번호 잠금을 해제하지 못하면 사실상 포렌식이 어려워 김씨의 혐의 입증을 위해 비밀번호가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2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방조 등 4개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고 뒤 김씨의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이광득 소속사 대표와 김씨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를 받는 전모 본부장도 같은 날 함께 구속됐다. 경찰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