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가 저체중이라면 심부전(心不全·heart failure)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부전은 나이가 들거나 다른 이유로 심장 펌프 기능이 약해져 산소·영양분이 온몸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서 발생한다. 심부전을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1년 이내 18.2%가 목숨을 잃고, 말기라면 50% 이상 사망한다. 유방암이나 대장암보다 생존율이 낮다.
이원영·이은정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유태경 메트로웨스트병원 교수, 한경도 숭실대 교수 연구팀은 2009~2012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 검진을 받은 2형 당뇨병 환자 126만8,383명을 대상으로 체질량지수(BMI)와 심부전 발생 위험도를 추적 관찰한 결과다.
연구팀은 연구 시작 4년 전 BMI와 연구 시작 시점의 BMI에 따라 △BMI가 모두 정상 범위인 지속 정상 체중 군(≥18.5㎏/㎡) △BMI가 저체중 범위인 지속 저체중 군(<18.5㎏/㎡) △정상 체중에서 저체중으로 변경된 군 △저체중에서 정상 체중으로 변경된 군으로 나누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지속 정상 체중 군보다 상체중에서 저체중으로 변경된 군과 저체중에서 정상 체중으로 변경된 군에서 심부전 위험이 모두 39% 높아졌다.
또한 지속 저체중 군에서는 심부전 발생 위험이 61%로 높아져 가장 위험했다.
그동안 당뇨병 환자의 심부전 유병률은 22%까지 이른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이는 일반인의 4배 정도다.
심부전 환자 중 정상 체중군보다 저체중군에서 예후(치료 경과)가 좋지 못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당뇨병 환자에게서 저체중 자체가 심부전을 일으키는 영향에 대해서는 연구된 것이 거의 없었다.
이원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저체중이 오랜 기간 지속될수록 심부전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걸 시사한다”며 “원인은 영양 결핍이나 대사 장애로 인해 근육과 지방 소실이 생기고, 이로 인해 체내 염증 반응이 진행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심부전 발생 위험 높아지기에 경각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건강한 식사·운동 등 생활 습관 관리와 함께 내과적 치료로 심부전이나 심혈관 질환을 예방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노인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 최신 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