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한테 접객이라니"…중국 대사관 앞 분노의 트럭시위

입력
2024.05.28 20:00
"푸바오 학대 금지", "중국은 해명하라"
SNS서 푸바오 사진 유출…접객·탈모 의혹
팬들 항의에 中 당국 "6월에 대중 공개"


지난달 중국으로 반환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국내 팬들이 항의 시위에 나섰다.

28일 오전 서울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는 "국보라고 말해놓고 접객 의혹 사실이냐" "중국은 해명하라" "푸바오 사랑 학대 금지(LOVE FUBAO NO ABUSE)"라는 전광판이 달린 트럭이 등장했다. 트럭은 전날 오전 8시 30분부터 이틀째 중국대사관과 종로구 주한 중국문화원을 오가고 서울 도심을 순회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시위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푸바오 갤러리'를 중심으로 국내 팬들의 자발적 모금을 통해 이뤄졌다. 푸바오의 '접객·학대 의혹'에 대한 중국 당국의 해명을 요구하는 게 이들의 목표다.

팬들이 단체 행동에 나선 건 지난 24, 25일 중국 자이언트판다보호연구센터(이하 연구센터) 워룽 선수핑기지 생육원에서 머물고 있는 푸바오의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유출되면서다. 푸바오의 목 부위에는 눌린 자국과 함께 털이 빠진 흔적이 보여 "목줄을 채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어 또 다른 중국 SNS '샤오홍수'엔 외부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맨손으로 푸바오를 만지는 사진과 푸바오를 가까이에서 찍은 듯한 사진이 올라와 "비공개 접객에 이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나왔다. 푸바오는 아직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사진이 유출된 뒤 중국 당국은 푸바오를 학대하거나 접객시킨 적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연구센터는 지난 25일 공식 웨이보에 "푸바오를 둘러싼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확인 결과 현재 사육장에 들어가 푸바오를 만지거나, 먹이거나, 촬영하는 비직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팬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들은 중국대사관 공식 인스타그램에 "#SaveFubao" "#ReturnFubao" 등 해시태그와 함께 "푸바오에 대한 정확한 해명을 요구한다" "푸바오를 지켜달라"는 항의 댓글을 달았다. 엑스에도 같은 해시태그를 달고 푸바오의 상태를 해명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푸바오 팬들은 국제청원사이트 '체인지'에도 "푸바오 학대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영문 청원을 올렸다. 이 청원엔 28일 오후 5시 기준 5만3,000여 명이 서명했다.

비판 여론에 중국 당국은 푸바오를 대중에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 관영 중앙(CC)TV는 "푸바오는 지난 4일 격리·검역을 마쳤고 중국 판다보호연구센터 워룽 선수핑기지 생육원으로 옮겨져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며 "푸바오는 순조롭게 새 보금자리에 적응했다. 현재 상태가 양호해져 6월에 대중과 만날 것"이라고 27일 보도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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