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3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악화를 겪자 비상 경영에 들어간다. 면세점 '큰손'인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 감소 등에서 비롯한 영업부진을 희망퇴직, 영업 매장 축소 등 구조 조정을 통해 반전시키겠다는 목표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6월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도 최근 연이어 가진 직원 간담회에서 비상 경영과 구조 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내부 구성원의 이해를 구했다.
롯데면세점이 비상 경영을 선언한 건 고꾸라진 실적 영향이 크다. 롯데면세점을 비롯한 면세업계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이후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어려움에 처했다. 이에 더해 지난해 8월까지 이어진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도 면세점에 직격탄이었다.
이런 겹악재에 따라 전체 면세점 매출액은 지난해 13조7,586억 원으로 2022년 17조8,164억 원 대비 22.7% 감소했다. 면세점이 가장 활발했던 2019년 매출액 25조 원과 비교하면 크게 쪼그라든 수치다.
롯데면세점도 불황을 피하지 못했다. 1분기 롯데면세점은 280억 원 영업손실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8억 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롯데면세점의 영업적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이기도 하다.
롯데면세점이 실적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는 대응책은 희망퇴직이다. 인력 감축, 조직 축소를 통해 고비용 구조를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롯데면세점은 2022년 12월 창사 첫 희망퇴직을 단행한 적이 있지만 당시 신청자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은 또 영업점 면적 축소도 들여다보고 있다. 사업장 규모를 줄여 비용을 절감한다는 목표다. 현재 롯데면세점이 운영하고 있는 매장은 시내면세점 8개, 공항면세점 13개 등 21개다. 영업점 자체를 문 닫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직원 고용 문제가 걸려 있고 섣불리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했다간 경쟁사에 넘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선제적으로 비상 경영 체제에 들어가기 위해 내부적으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