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1층 입국장. 가벽 너머 확장 공사 지역에 들어서니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인천공항이 2017년 7월부터 4조8,405억 원을 투입해 추진해 온 4단계 건설 사업이 종료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환영홀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 잡은 것은 가로 60m, 세로 6m의 대형 전광판이었다. 항공기 편명과 도착 시간, 현재 위치를 문자와 그래픽으로 표출할 이 전광판은 4단계 건설 사업이 완료되는 오는 10월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전영근 인천공항공사 전기통신처장은 "항공기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를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라며 "전광판 화질도 다른 곳과 비교 불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환영홀 전광판은 2터미널 확장 지역을 대표하는 4개 시설물 가운데 하나다. 나머지 3개는 출국장에 설치된 가로 78m, 세로 10m의 또 다른 대형 전광판, 490개의 흰색 막대가 움직이면서 멸종 위기 동물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천장의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예술작품), 공항 이용객을 위한 공연을 펼칠 지름 2m 크기의 비행체(열기구)다.
29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제2의 개항'이라 평가 받는 4단계 건설 사업의 종합 공정률은 현재 95%를 넘어섰다.
인천공항 건설 사업은 1단계 1992~2001년, 2단계 2002~2008년, 3단계 2009~2017년 등으로 진행됐다. 마지막 4단계 사업의 핵심 공정인 네 번째 활주로 추가 공사는 2021년 마무리됐고, 2터미널 확장은 마감 공사만 남았다. 종합 시운전을 거쳐 10월부터 운영에 들어 가면 2터미널은 연면적 38만7,000㎡에서 73만7,000㎡로 두 배 넓어진다. 연간 여객 수용 능력 역시 2,300만 명에서 5,200만 명으로 확대된다. 5,4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1터미널과 합치면 연간 1억6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매머드 공항'으로 탈바꿈한다. 세계 최초로 여객 5,000만 명 이상 수용 가능한 여객터미널을 두 곳 보유한 공항으로도 등극한다. 2터미널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항공사와 계열사가 배치될 예정인데 두 항공사간 통합이 늦어지면서 터미널별 항공사 배치안은 아직 미확정된 상태다.
10월이 되면 인천공항은 국제선 여객 기준 터키 이스탄불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 이어 '세계 3대 공항' 반열에 올라선다. 지금은 이스탄불과 두바이 및 싱가포르(창이공항)· 프랑스 파리(샤를드골)·영국 런던(히드로)·홍콩(책랍콕)에 이어 7위(연간 7,700만 명)지만 4단계 수직 상승하는 것이다. 항공 수요가 2040년까지 연평균 3.6% 수준으로 성장하는 것을 감안할 때 인천공항 연간 여객은 2031년 1억 명, 2033년 1억600만 명까지 도달할 것으로 공사는 예측하고 있다.
덩치만 커지는 게 아니다. 공사는 생체 인증 기반의 스마트 체크인과 보안 검색 서비스를 통해 수속 시간을 줄이고, 증강현실(AR)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계류장 관제시스템으로 항공기 운항 시간도 평균 49.8초가량 단축할 방침이다. 아울러 자율주행 운송수단(AM)을 도입해 교통약자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터미널 소비 전력 가운데 지열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도 18%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4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인천공항은 디지털 첨단 기술을 강화한 '똑똑한 공항', 문화·예술이 접목된 '설레는 공항', 교통약자와 가족 여행객을 위한 '따뜻한 공항', 지속가능한 '친환경 공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천공항 확장이 동북아시아 허브 공항 경쟁에서 무기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강석 한서대 항공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전세계 항공 수요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두바이와 중국, 일본 등의 경쟁 공항이 더 큰 공항으로 탈바꿈하는 상황에서 인천공항의 선제적 용량 확보는 큰 의미가 있다"며 "두바이와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환승률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