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공연 강행 이유 있었나… 미리 받은 돈만 125억 원

입력
2024.05.28 10:50
김호중 소속사 지난해 재무제표 보니
매출 68억 감소… 선수금 부채 우려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33)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전날까지 공연을 강행한 이유가 소속사의 재정 상태 때문이라는 분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속사는 선수금 약 125억 원을 받아 공연을 계속하지 않으면 빚더미에 앉을 상황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호중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매출은 약 187억6,154만 원으로 전년(255억9,451만 원)에 비해 약 68억 원이 감소했다. 현금성 자산은 2022년 94억2,147만 원에서 지난해 16억2,065만 원으로 곤두박칠쳤다.

반면 공연 등으로 벌어들일 수익 일부를 미리 받은 선수금은 약 125억6,956만 원에 달했다. 만약 공연이 취소되면 이를 환불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김호중의 소속사가 이를 돌려줄 여력이 없어 공연을 강행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실제로 김호중은 뺑소니 혐의로 입건됐던 18, 19일 경남 창원시에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콘서트를 강행했다. 음주운전 사실을 자백한 뒤 영장심사를 하루 앞둔 23일에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공연에 참여했다. 24일 공연도 출연할 계획이었지만 법원이 영장심사 연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김호중의 구속에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전날 임직원 전원 사퇴, 대표 교체를 결정하며 사실상 폐업을 준비 중이다. 소속사는 "향후 매니지먼트 사업 지속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소속 아티스트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해 협의 시 어떤 조건도 없이 전속 계약을 종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재 소속사에는 배우 손호준·김광규, 가수 금잔디·안성훈·영기·정다경, 셰프 정호영, 축구선수 출신 방송인 이동국, 개그맨 허경환 등이 소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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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