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실 "혼전임신 아들에 분노...3개월 간 손주 사진도 안 봤다"

입력
2024.05.28 10:09

코미디언 이경실이 2년 전 아빠가 된 아들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27일 방송된 채널A '휴먼 다큐멘터리-4인용 식탁'에서는 배우 선우용녀가 이경실 김경란 박술녀를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경실은 지난 2022년 아들 손보승이 23세의 나이에 혼전임신으로 첫 아들을 품에 안으며 할머니가 됐다. 이날 이경실은 "아들이 그 때 야간 일을 했다. 일을 끝내고 집에 오려면 졸려서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며 월세방을 얻는다고 하더라. 그런데 거기가 아지트가 될 줄은 몰랐다. 자취방이 아예 사랑의 아지트가 된 것"이라며 "아예 살림을 차렸더라. 그리고 어느날 아들이 '할 말이 있다'고 하더라. 그 순간 엄마의 묘한 촉이 와서 '아기 가졌니?'라고 물으니 그렇다고 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경실은 "내가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었지만 눈 앞이 하얘진 적은 없는데 그 순간 눈 앞이 하얘지더라"며 "그래서 어떻게 할 건지를 물으니 '낳겠다'라고 하더라. 아기 심장 소리를 들었다고 하는데 내가 발악을 한 번 했다. '아기 심장 소리는 들리고 엄마 심장 떨어지는 소리는 안 들리냐'라고 소리쳤다"라고 갑작스러운 아들 여자친구의 임신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음을 밝혔다.

그는 아들과 여자친구의 임신 소식에 분노했던 이유에 대해 "아들이 아직 부모 품에서 누려도 될 텐데 내 자식이 가장이 되는 것이 싫었다. 아들이 처자식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것이 앞이 캄캄하더라"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후 이경실은 아들 내외가 출산을 했음에도 3개월 간 손주의 사진도 보지 않고 연락을 차단했음을 언급하며 "3개월간 아들 내외를 지켜봤는데 다행히 며느리가 애를 예쁘게 잘 키우더라. 아들은 못 믿어도 며느리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그래서 어느 날 아들 내외를 집으로 초대한 뒤 들어오자 마자 '환영한다'라고 안아주니까 며느리가 울먹이더라"고 말했다.

이제는 고부 사이도 좋고, 손주 역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고 있다고 전한 이경실은 "며느리가 나를 그렇게 어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손주를 맡기고 뮤지컬을 보러 가더니 술을 마시고 새벽 5시에 귀가했다. 그래서 다음 날 콩나물국도 대접했다"라고 덧붙였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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