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親)서방 성향의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했다. 러시아 인접국 리투아니아가 자칫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치러진 대선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리투아니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 결선에서 무소속의 나우세다 대통령이 74.43%를 득표해 24.06%에 그친 집권 보수당인 조국연합 후보 잉그리다 시모니테 총리를 제치고 당선됐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치러진 대선 결선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이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2019년 대선에서 시모니테 총리와 결선에서 만나 65.6% 득표율로 따돌린 바 있다. 이번에는 지난 12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이날 결선을 통해 최종 승자를 가렸다.
나우세다 대통령이 압승하면서 그의 친서방 정책 노선에도 계속 힘이 실리게 됐다. 발트해의 소국인 리투아니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부 경계이자 러시아의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와 맞닿아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최대 기부국으로,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75%를 군사 예산에 쓰고 있다.
안보를 위협하는 러시아 견제를 위해 나우세다 대통령은 국방력 강화 등 외교·안보를 강조해왔다. 그는 승리 연설에서 "유권자들이 제게 위대한 믿음의 권한을 주셨다"며 "리투아니아의 독립과 자유는 마치 깨지기 쉬운 그릇과도 같아서 우리는 이를 귀중히 여기고 보호하며 깨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리투아니아에서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국방·외교·안보를 맡는다. 국내 문제에서 권한은 제한적이지만 법안 거부권이 있고 총리와 중앙은행장·판사 등 관료 임명 권한이 있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올해 7월부터 다시 5년 임기의 집권 2기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