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달성한 정부 자신감... "의학 교육에 기회의 창 열린 것"

입력
2024.05.2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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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보호, 의료분쟁 제도 개선 등 후속 조치 박차
열악한 교육 환경 주장엔 "교육 질 높일 기회"
전공의에겐 "가장 늦다 생각할 때가 가장 이르다"
100개 수련병원 675명 근무...이틀간 17명 복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1,509명 확대 절차를 마무리한 정부가 의료개혁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길어진 의료 공백으로 인한 환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한편 의료분쟁 제도 개선,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 방안 등을 조속히 구체화할 방침이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회의를 마친 뒤 "의대 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안착할 수 있도록 중대본을 중심으로 필요한 모든 지원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산하 4개 전문위원회 중 전달체계·지역의료 전문위는 28일 2차 회의를 열어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지원책을 다룬다. 지난 3개월 동안의 비상진료체계 운영 현황을 토대로 상급종합병원의 과도한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고 전문의 중심으로 중증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수가와 평가 기준, 인력 운영체계 개선 등을 검토한다. 이어 30일 의료사고안전망 전문위는 감정 결과의 공신력 향상을 위한 감정위원회 구성을 비롯해 의료분쟁 조정·중재 제도 혁신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31일 직접 환자 단체들과 만나 의료 공백으로 인한 애로 사항도 수렴할 계획이다. 중증 환자 보호 취지에서 복지부는 지난주 11개 주요 환자 단체별로 국·과장급 담당관을 지정해 상시 연락체계를 구축했다.

의사 단체들의 기초의학 교수 부족 등 교육 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에는 전혀 다른 해석도 내놓았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중대본 회의 결과 언론 브리핑에서 "의학 교육의 질적 개선을 위한 기회의 창이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교육 인프라 확충, 2027년까지 국립대 교수 1,000명 추가 채용 등이 현상 유지를 넘어 교육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 실장은 "증원된 인원뿐 아니라 기존 의학 교육의 질까지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의대 증원이 확정됐어도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들을 향해서는 거듭 복귀를 촉구했다. 지난 23일 기준 주요 수련병원 100곳에 출근 중인 레지던트는 675명으로 전체 9,991명 중 6.8%다. 21일(658명)과 비교해 2일 동안 17명 늘었다. 지방자치단체가 조사한 이외 111개 수련병원 레지던트 510명 중에서는 164명(32.2%)이 현장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전 실장은 "가장 늦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도 있다"면서 "조기에 복귀하면 그만큼 일찍 전문의 과정을 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공의들이 요구하는 사직서 수리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전 실장은 "전국 수련병원을 통해 이달 말까지 전공의 상담을 실시해서 사직서가 진의인지, 또는 부당한 압력에 의해 복귀하지 못하는지 등을 충분히 파악한 이후 어떻게 할지 추가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