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감독 중도 퇴진... 한화 감독 잔혹사 언제까지?

입력
2024.05.2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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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 감독, 박찬혁 대표 동반 퇴진
정경배 수석코치 대행체제로
새 사령탑 선임 작업 착수

프로야구 10개 팀 중 8위에 처진 한화가 최원호 감독과 결별했다.

한화 구단은 27일 "최원호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고 밝혔다. 한화에 따르면 최원호 감독은 지난 23일 LG전을 마친 뒤 구단에 사퇴 의사를 전했고, 26일 구단이 수락했다. 최 감독의 퇴진과 함께 박찬혁 대표이사도 현장과 프런트 모두가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동반 사퇴하기로 했다.

만년 하위권 팀 이미지가 굳어진 한화는 사령탑 잔혹사가 반복되고 있다. 한국 야구 최고 명장으로 불리는 김인식, 김응용, 김성근 감독이 한화에서 불명예 퇴진했다. 시즌 중 감독 경질도 익숙한 장면이다. 2009시즌을 마지막으로 물러난 김인식 감독 이후 한화가 선임한 6명의 사령탑 중 5명이 시즌 때 짐을 쌌다. 2012년에 한대화 감독, 2016년에 김성근 감독, 2020년 한용덕 감독이 물러났고 지난해 5월에는 구단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경질됐다.

또한 수베로 감독이 떠난 뒤 지휘봉을 잡았던 최 감독도 1년 만에 구단을 떠나게 됐다. 지난해 3년 총액 14억 원(계약금 2억 원·연봉 3억 원·옵션 3억 원)에 계약한 최 감독은 2023시즌 113경기에서 47승 5무 61패를 기록했다.

최종 9위(58승 6무 80패)로 시즌을 마친 한화는 2024시즌을 앞두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류현진과 8년 170억 원의 대형 계약을 했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베테랑 내야수 안치홍을 4+2년 총액 72억 원에 영입했다.

든든한 지원군이 가세하며 한화의 눈높이는 높아졌다. 한화는 당초 최 감독에게 2023시즌보다 나은 성적을 바랐지만 류현진의 합류로 목표가 '가을 야구'로 상향 조정됐다. 최 감독도 시즌 전 "우리는 다른 팀에 없는 류현진이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 뚜껑을 연 결과, 한화는 2024시즌 개막전 패배 후 7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후 선발 투수들의 집단 부진과 부상이 겹쳐 급격한 하향세를 탔다. 4월 성적은 6승 17패로 이 기간 승률 10위(0.261)에 그쳤고, 5월 성적도 8승 1무 11패(승률 0.421·7위)로 고전했다. 27일 현재 시즌 성적은 21승 1무 29패로 8위다.

최 감독의 공석은 정경배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메울 계획이다. 한화는 빠른 시일 내에 차기 감독을 선임해 조속히 팀을 수습하고 시즌을 이어갈 방침이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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