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정보통신기술(ICT)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유지보수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철도는 기계와 전기, 전자를 망라하는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철도차량을 비롯해 선로와 전차선 등 시설물, 주행을 지시하는 신호시스템과 관제운전,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운영지원이 유기적으로 구성된 아주 복합한 운송체계로 이뤄져 있다.
코레일은 디지털을 기반으로 과학적 유지보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오는 2028년까지 안전과 첨단 기술 분야에 총 6조원을 투자하는 등 철도안전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철도 시설과 차량 유지보수 분야에 대해선 자동화와 기계화를 추진, 선제적 사고예방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차량 분야에 도입을 추진 중인 대표적인 최첨단 기술로는 열차가 승객을 태우고 선로 위를 다니는 동안 각종 부품과 시설물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해 고장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분석할 수 있는 ‘영업열차 차상검측 시스템’ 등이 있다.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활용해 열차가 주행하는 동안 특정 구간의 평균 속도, 레일온도, 선로 전환기 적정 동작 여부, 차량 부품의 이상 여부 각종 유지보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차량이나 시설의 정비 주기를 정하는 방식의 ‘상태기반 유지보수(CBM, condition based maintenance)’로 전환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그동안 철도차량 유지보수 작업은 이례 사항이 발생한 후 점검하는 사후정비와 일정 기간이나 거리를 주행한 후 검수하는 예방정비 등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4차 산업기술을 활용해 차량이나 시설물의 고장 발생 가능성을 예측함으로써 선제적으로 사고를 예방하고 유지보수 작업의 효율성과 안전을 개선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코레일은 레일 내부의 균열이나 손상을 정밀 측정할 수 있는 ‘초음파 레일 탐상 장비’ 국산화와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인체 내부 장기를 진단하는 위상배열 초음파 기술을 활용해 선로의 균열이나 결함의 크기, 위치, 방향 등을 이미지로 표출해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장비다. 기존의 장비로 어려웠던 수직균열도 검측할 수 있으며, 정확도도 해외 유사 장비보다 50% 이상 높다.
올해 정선선 등에 시범 도입된 ‘선로점검용 자율주행 로봇’도 확대 투입을 계획하고 있다. 이 장비는 열차 운행 전 선로에 먼저 투입해 낙석이나 장애물이 없는지 점검하고 선로의 균열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ITX-새마을, 무궁화호 등이 운행하는 일반철도 구간의 선로 수명 연장과 승차감 향상을 위해 ‘레일밀링(Milling)차’를 운영한다. 절삭날로 레일 표면을 깎아 선로를 보수하는 이 차량은 기존 회전숫돌형 장비보다 쇳가루 등 분진 발생이 적고 정교한 작업이 가능하다.
시설물 점검을 자동으로 할 수 있어 도보점검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검측차와 탐상차도 확대 도입한다. 코레일은 이를 포함해 궤도보수 작업의 전면 기계화를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수립한 상태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과 드론, 빅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을 활용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 도입해 안전과 효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스마트한 철도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