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전 세계 반도체 위탁제조업체(파운드리)의 매출이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5%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이외에 딱히 수요가 늘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런 이유로 AI 반도체 대부분을 위탁 생산하고 있는 대만 TSMC의 시장 점유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트포인트리서치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분석'에 따르면 TSMC는 파운드리 산업 전체 매출의 62%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 61%로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한 후 50%대로 주저앉았다가 지난해 4분기 다시 상승세를 탔고 올해 1분기에 새 역사를 썼다.
TSMC가 파운드리 절대 강자가 된 배경은 AI반도체 시장만 성장하고 있어서다. 카운트포인트리서치는 "1분기 스마트폰, 가전제품, 자동차 등 비(非)AI 반도체에 대한 수요 회복은 더뎠다"면서도 "AI수요는 견조해 (TSMC의 AI반도체 패키징 기술인) CoWoS 용량을 연말까지 두 배 늘린다고 해도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TSMC는 2028년까지 자사의 AI반도체 수익이 연평균 50% 성장할 거라고 보고 있다. 카운트포인트리서치도 "AI 가속기의 탄탄한 수요로 인해 TSMC의 5나노(nm) 용량 가동률이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로직 반도체(연산, 제어를 담당하는 반도체) 산업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10% 이상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13%로 2위를 유지했다. 1분기 출시한 갤럭시 S24가 선전했지만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가 이전 분기에 비해 줄었다. TSMC와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는 점차 벌어지는 추세다.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2분기 및 3분기 46%포인트에서 4분기 47%포인트, 올해 1분기 49%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한편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에서 첫 3위를 차지했다. 카운트포인트리서치는 "SMIC가 중국 내 이미지센서(CIS), 전력관리반도체(PMIC), 사물인터넷(IoT), 디스플레이구동반도체(DDIC) 등의 수요 회복으로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며 "2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연간 10% 중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